물리가 쉬워지는 미적분 - 처음 만나는 물리수학책 통계·물리 수학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위정훈 옮김, 김범준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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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잡기까지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수포자였고, 물리엔 더더군다나 관심이 없던 제가 오로지 남편의 외계어를 이해하고 함께 대화하고 싶은 욕심에 도전해 본 책이었거든요.

더듬어 생각해 보면 문과였던 제가 교양과목으로 일반수학 미적분 수업을 신청했었던 것이 제가 미적분과의 첫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과 학생들 수업이 아니었기에 그러했는지 미적분이 뭔지는 몰라도 공식에 대입해 풀다보니 다행히 시험은 치를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미적분 사랑이 어마어마한 남편의 이야기는 일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머릿속엔 어렴풋이 리미트나 무한대 시그마 등등의 용어들이 떠오르긴 했으나 부끄럽지만 이런 것들을 도대체 어디다 써먹는 걸까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사실 알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물리를 너무도 좋아했고, 물리는 수학이다란 말을 밥 먹듯 남발하였고, 그 중에서도 미적분에 대한 사랑은 최대치였답니다. 각자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니까 서로 존중해 주자 싶다가 어느 날 문득 그의 언어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 덕분에 과학이나 수학의 개념에 한발작씩 접근하다보니 꽤 재밌는 세상이인 듯 싶기도 하였고, 알고 싶은 생각과 더불어 사랑하는 나의 가족의 대화에 끼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거든요.

그러던 차에 물리와 미적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책을 발견했어요.

남편이 늘 말하던 그 개념이었기에 반가웠고, 쉬워진다는 말에 용기가 생겼답니다.

하하하,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펼쳐든 순간 뜨악했답니다.

현재 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나 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성인들이 보면 제목이 참말이다 싶었겠지만 저 처럼 기억을 더듬어도 아무런 기초지식을 끄집어낼 것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펼쳤을 때는 공포였답니다.

그래도 도입부분과 마무리 되는 선생과 학생의 대화는 개념 이해하는데 몹시 도움이 되었답니다.

마음 가짐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것은 예전처럼 공식을 무조건 외워야겠다거나 어려울테니 포기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하다 보니 어렴풋이 작가가 무엇을 설명하고자 하는지 조금씩 이해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본 대학입시센터 기출문제를 본 순간 어렵겠구나 싶어 패스하려 하였다가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하나 싶어 풀어봤는데, 역시 도전해봐야 하는구나란 깨달음을 얻었답니다.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했다면 이 문제 풀이 과정이 정말 재밌는 부분이 되었을 터였는데, 어렴풋이 이해하면서 책장을 넘긴 터라 기출문제 보다는 Q&A 선생과 학생의 대화를 통한 정리 부분이 훨씬 도움되고 재밌었답니다.

미적분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미적분을 사용해 뉴턴 역학 문제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기본취지인데, 제 경우는 한번 읽고 단박에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책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두고두고 천천히 익히고 배우고 싶다는 갈망을 품게 해 주었고, 의외로 실생활에서 물리법칙과 미적분이 사용되는 곳이 많다고 말하던 남편의 말에 적어도 영혼을 품고 공감한다고 끄덕거릴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과 물리는 어렵다고 이번 생에서는 포기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조심스럽게 수학 공부를 다시 해 보고 싶다는 목표를 마음 속에 품어 보았습니다.

어른들에게도 도움 되는 책이지만 가지고 있는 재료들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줄 이 책은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반드시 읽어보았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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