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으면 좋겠어? -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동화집 햇살어린이 52
임어진 외 지음, 김주리 그림 / 현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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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아도 마음 뜨끔한 책을 현북스 햇살어린이 시리즈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다섯 작가의 작품이 실린 작품집인데, 표지 그림의 내용만으로도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까요?

이 제목을 보고, 제 아이가 뜬금없이 엄마도 그래? 하길래 식겁하였답니다.

요즘 잔소리가 좀 늘었다 싶었더니 아이 반응이 바로 나온 듯 싶어 일단 반성부터 하면서 책을 읽었답니다.


 


수록된 작품 제목만 보면 재밌는 이야기 같다는 기대감이 담뿍 생깁니다.

하지만 장애인, 노인, 남녀차별, 가난한 사람에 대한 편견, 불법체류자와 그 가족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야기랍니다.


동화를 읽기 전에, 아니면 동화를 읽고 난 후에 작가의 말을 꼭 읽어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습관을 가져보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매년 인권에 대한 그림이나 글짓기 행사를 하곤 합니다.

그 때마다 아이는 휠체어를 탄 친구를 그리곤 하더라고요.

한정된 주제란 생각이 들다가도 생각해보면 오랜 시간동안 해결되지 않은 차별과 편견의 대표적인 사례가 장애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젤 처음 수록된 8차선 횡단보도 이야기에서는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각각의 상황을 제시해 놓고 생각해 보게 합니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는 반장을 해서는 안되는가? 주변에 특수 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정해져 있지만 정작 나와 관련있는 일이라면 어떻게 행동하였을까?


모든 상황이 다 있음직한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현재 가장 마음에 와닿으면서 실제로 불평불만을 쏟아냈던 상황과 관련있던 이야기는 세번째 수록된 인기투표였습니다.

사람이 참 간사하단 생각이 들었던 것은 대학 때는 그렇게도 패미니즈을 부르짖으며 여성학 활동도 하였는데,

아들을 키우다 보니 새삼 억울한 것이 남자인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선생님께 혼이 나도 공평하지 않은 것 같고, 늘 여자 아이들에게 치이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자신이 참 어처구니 없었답니다.


또 하나의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인 오 모둠 냄새 입니다.

집 평형수에 집착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다행히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동네라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단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니 우리 엄마들도 은연중에 우리 동네는 다 비슷한 사람들만 모여 살고 있고, 주택가가 없어서 다행이다란 말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가난을 어른들이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타동네와 함께 다니게 되는 중학교에서는 좋지 않은 동네에서 온 친구가 물을 흐려 놓는다는 선입견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이 현실인 듯 싶습니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상처받게 된 오 모둠 친구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생각을 반성하고, 학철에게 따끔한 충고를 날린 현아의 행동에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배울 자세란 생각을 했습니다.


틀린게 아니라 다른것이라고,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은 이제 머리로는 이해되는 문장들입니다.

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상황에서는 다 이해되고 나쁘다 지적도 하고 분한 표현도 하게 되지만

막상 나의 현실로 다가온다면 참으로 어려운 문제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음으로 저절로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어려운 문제이니 만큼 더 많이 이해하고 노력하려는 공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들 보다 어른들의 선입견과 편견으로 비롯된 문제들이 크긴 하지만 아직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 동화를 자주 접하며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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