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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카 - 세상을 담은 소녀 이야기 ㅣ 베틀북 그림책 21
피터 시스 글 그림, 윤정 옮김 / 베틀북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마들렌카는 이가 흔들린다는 걸 알게 되어 비가 오는 어느 날 이웃의 친분있는 외국인들에게 알리러 다니는 이야깁니다. 젖니가 빠지면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는 마들렌카는 기뻐하며 이가 흔들리는 사실을 타향살이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친구들은 제각각 마들렌카에게 자기 나라 말로 인사를 하며 축하해줍니다. 그 후 마들렌카가 집에 돌아오니 흰 색 종이인형처럼 생긴 엄마 아빠가 힐날하듯이 '하루종일 어디 있었니?'라고 묻고, 마들렌카는 '온 세상을 여행했어요, 그리고 이가 빠졌어요'라고 대답하지요.
무엇보다 이 책은 그림이 독특합니다. 처음 나온 건물들은 위에서 부감한듯 그려져 있지요. 그리고 마들렌카가 자기집 건물에서 뛰어내려와 프랑스에서 온 가스통 아저씨를 만나게 되면 마들렌카 주위로 프랑스의 상징물들이 빙 돌려 그려져 있답니다. 책을 돌려가며 읽어야 하지요.
그리고 옆 페이지에는 가스통 아저씨네 빵가게 정면이 그려져 있고, 그 책장을 넘기면, 꼭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인데, 여러가지 케이크 위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것들이 어두운 색조로 그려져 있어요. 꼭 프랑스라는 우주가 둥둥 떠 있는 것 같지요. 그리고 네모난 구멍이 있어서 전 페이지 있던 마들렌카가 그 속에 있게 되는데, 그 우주 속에 떠다니는 느낌이 들어요.
그 다음엔 인도에서 온 싱아저씨를 만나죠. 이 아저씨 가게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인도가 펼쳐지게 되지요. 마들렌카는 이탈리아에서 온 챠오 아저씨랑 독일에서 온 그림 아줌마도 만나고,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에두아르도 아저씨....등을 만나게 됩니다. 한 친구를 만나면서 그 친구의 세계도 만나게 되지요.
가영이도 마들렌카와 같이 여러 나라의 독특한 그림을 보면서 그 세계를 여행했답니다. 그리고, 각 나라를 상징하는 여러 그림을 보며 뭐냐고 묻는 통에 일일이 대답해 줘야 했지요. 그림아줌마의 이야기 세계가 펼쳐진 곳에선 브레멘의 음악대 그림을 보고 이야기 해달라고 해서 서점에 가서 그 책을 찾아 읽어준 적도 있어요.
참, 또 하나 재밌는 게 있는데, 큰 건물중에서 마들렌카가 만나고 난 가게는 꼭 불이 들어온 것처럼 흑백에서 칼라로 색이 바뀌게 됩니다. 가스통 아저씨 가게를 지나가면 그 다음엔 빵가게가 칼라로 그려져 있고, 챠오 아저씨를 만나면 아이스크림 트럭이 칼라로 그려져 있고 이런 식으로요.
이 책을 사준 날 가영이는 열 번도 더 읽어달라고 한 것 같습니다. 열흘도 넘게 그렇게 읽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뜸하더니 요새 다시 마들렌카를 찾네요. 아무래도 가영이에겐 '마들렌카의 개'보다는 이 책에 맞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