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0
에밀리 브론테 지음, 안동민 옮김 / 범우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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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여류작가였던 에밀리 브론테의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은 읽어야 할 세계문학중의 문학이다. 그 강렬한 사랑, 지독한 사랑과 그 사랑에서 오는 증오까지.. 히드클리프는 자신의 생명처럼 이 세상 오직 한 사람, 캐서린만을 사랑한다. 그녀가 병들자 자신의 영혼인 그녀 없이는 살 수 없다며 나무 둥지에 머리를 부딪히던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 강렬했던 걸까...그에게 연민이 느껴졌다.모든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그인데도 이상하게도 미워할 수가 없었다.그런 사랑은 참으로 삶을 고통스럽게 하겠지만 그토록 자신을 다 소진시킬 수 있었던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눈 감을 때 삶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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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구두 1
제니퍼 와일드 지음, 이지연 옮김 / 청조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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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이 책을 읽고는 주인공들이 모두 바보 같다며 짜증을 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25살이 된 지금 이 책을 다시 읽고는 와..정말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싶었다. 사랑이란 뭔지 삶이란 뭔지...주인공들은 왜 사랑에 아파하면서도 사랑을 포기한 채 자신의 일에 매달리는지 ,,또 줄리는 왜 자신의 일을 포기하고 사랑과 가정을 선택하는지.. 인간의 삶은 참 다양하고 그 속에서 선택을 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몫이라는 걸..여러개 중에 가장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면 다른 한 쪽은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걸...우리 세대는 왠지 사랑과 가정을 선택하는 여성을 낮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 같다.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단정하게 꾸미는 것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거고 자신만의 유리구두를 가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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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 時設: 시적인 이야기
정정희 지음, 정정엽 그림 / 열림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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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그림에 끌려 본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정정희의 글이었다.오렌지나 토마토같은 상큼한 제목에 끌려 보게 된 정정희의 소설들과는 달리 이 책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유폐된 채 퇴화되어 가고 있는 공룡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그리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그 남자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껴 아이를 갖고 결혼까지 하지만 그 결혼이란 것은 마리아 칼라스의 사랑이란 결혼하기 전까지 더욱 아름다운 법이라는 말처럼 하루하루 퇴색되어 간다. 나는 결혼에 대한 환상과 회의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편인데 대부분의 책들처럼 이 책 역시 결혼에 대한 회의를 더욱 짙게 한다.특히 주인공이 생선을 구울 때면 남편은 슬며시 방문을 받아 버린다는 부분에서는 온갖 패배감과 혐오감과 서글픔이 나를 싸고 돌았다.퇴색되어버린 사랑만큼 슬픈 것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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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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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를 너무너무 좋아하게 된 책이다..매우매우 현실적인 책을 좋아하던 터였는데 이 책은 나를 위한 책같이 나에게 꼭꼭 들어맞았다. 한국의 남성중심적인 사회에 대해, 거기에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남성들, 조금이라도 궤도를 벗어난 사람은 비정상이란 딱지를 달게 되는 사회 분위기, 비슷한 여자친구들 사이에서의 일어날 수 있는 은근한 질투와 이중성,,,그 모든 것에 대한 여주인공의 냉정한 시선과 경멸, 혐오에 동질감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20대 중반으로 가면서 느끼는 것은 이 사회의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20대 초반에 갓 대학에 들어왔을 때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느낌에 서서히 포기를 배워갔다..아래 서평들처럼 이 책은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지만 현실에 대한 정확한 비판과 이 시대 여성으로서 살아가면 느끼는 것들은 잘 꼬집고 있다. 그리고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도 주인공이 세상에 지르는 고함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시원하고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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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찾아서
조경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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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의 소설을 가끔 보면 굉장히 무거운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 소설집은 요즈음 추세인 것 같기도 한, 어둡고 무거운 삶의 무게에 비틀거리는 혹은 모든 것에 무감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그런 소설들이 아니다. 여러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너무나 마음 가득 아득하고그리운 느낌들...사는 것, 사랑하는 것의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사랑에 대한 회의, 사랑의 존재자체에 대한 불신에 시달리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참으로 신비하고, 내 주위엔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사랑이라는 것이 느껴졌다..코끼리를 찾아서 중에 나오는 '기억하고 있다면 그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그도 동시에 당신을 떠올리고 있을겁니다'라는 구절이나 동시에 중에 나오는 '매번 너를 데려다 주면서 공원 그네에 앉아 네 방에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던 청년 '이라는 구절이 따뜻하고 아늑한 방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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