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지 엄마
강인숙.전승배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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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따뜻했던 <건전지 아빠> 그림책에 이어 <건전지 엄마>가 나왔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aneIE4xgA8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보시길 바라고, 읽고 난 후 제 소감을 적어보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인생의 에너지를 충전하시나요?"


아직 막내가 어려서 아이 낮잠 시간이 저의 유일한 자유시간입니다. 저는 그 시간에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하는 편입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그림책!)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혼자 가만히 있는 것보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좀 힘이 납니다. 듣다보면 인생 거기서 거기구나, 모두가 삶의 무게가 있구나 싶은 생각에 위로를 받기도하고, 어떤 사람의 사연은 정말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을 살리면서 살아가기도 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정말 뭉클하면서 제 삶에 감사를 더 하고 의미를 더 찾게 합니다. 하지만 그걸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뭔가 에너지가 반 정도만 충전되는 느낌이에요. 풀 에너지를 얻기엔 부족하더라고요.

그럴 때는 아이들의 어린시절 동영상을 봐요. 이게 뭐라고.. 내 시간과 에너지를 채워주더라고요.

아이가 성장하는데 있어 내가 도움이 되었구나, 내 삶이 이 작은 아이에게 의미가 있구나 하는 보람이 느껴진달까요.

아이는 '나를 키운 걸 팔할의 바람'이라 할지라도 이 아이를 키운 건 나의 시간과 나의 에너지였으니까요. (알아주라.)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밥을 줬다면(하루에 2번이라고 쳐도, 10년이면 365 * 10 * 2 = 7300 그릇), 똥을 닦아준 것도 (하루 1똥 * 365 * 4년 1460번), 읽어준 책만해도 (365*10년*1권= 3650권) 어마어마 하니깐요.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이 아이의 하루를 채웠고 인생을 구성한다는 생각을 하면 뭔가 뿌듯해져요. 사실 이런 계산을 떠나.. 아이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기적같기도 하고, 내가 이 자질구레하지만 중요한 일들을 해냈다는 사실에 놀라워요.

요즘은 제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인지 아이가 나를 키우는 것인지 잘 분별이 안 가요. 아마도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가고 서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첫 아이 키울 때만큼 외롭거나(육아독립군이여!!) 억울하거나(왜 나만 애를 키워!!) 하는 마음이 들진 않아요. 그저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지켜준다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내 에너지를 뺏긴다고 생각하는 마음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힘들 때도 있지만요.)

이 그림책에서도 하루 종일 애써 일하고 돌아온 우리 건전지 엄마는 아이들과의 찐한 포옹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요.

엄마~ 하고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 엄마~하고 안기는 아이들의 손, 사랑해. 라고 말하는 빨간 입.

가만히 잠든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저를 채워주는 거 같아요.

나아가 이 아이들이 독립하고 떠나면 저는 어디에서 에너지를 채울까요? 그 생각도 같이 해보는데.. 시간이 쌓아준 소중한 추억, 그리고 나 자신으로 살아간 나 자신을 충분히 칭찬하고 격려하고 인정해주는 마음, 그래서 나 녀석 수고했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그 시간들을 가지면서 셀프충전하지 않을까요? (그 날이 천천히 왔으면 하는 바램)

이 그림책, 좋아요.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서 에너지 충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고, 너희들이 얼마나 엄마의 삶에 소중한지에 대해 말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나를 귀찮게 구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나로 살게 해주는 존재로 아이들을 그려낸 이 그림책, 강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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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서 충전하고 계신지 궁금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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