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가르치며. 아이들을 양육하며, 여러 관계들을 맺으면 살아갑니다. 비슷한 날들이 이어지니 이제 어느 정도 숙련된 하루를 보낼 때도 된 거 같은데, 여전히 넘어지고 비틀거리고 복잡하고 답답한 날들이 찾아옵니다. 그런 날은 누군가에게(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찾아가 내 속을 다 보여주고 오고 싶기도 해요. 실컷 내 이야기하고 시원하게 사이다 조언을 듣고 싶은 날 말이지요! <이백오 상담소>는 그런 날에 찾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속이 허전한 사람들, (아! 소복이 작가님 스타일로는 겉도 멀쩡해보이지 않게 표현하셨지만요!) 그런 이들이 머물며 서로의 연약함을 그냥 보여주고 인정하고 돌아서서 또 살게 되는 곳. 그 상담소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말이 안 통하는 엄마를 피하는 방법은 정말 기가 막히게 와닿아서 몇 번을 읽었습니다. 사랑의 언어가 잔소리와 팩폭으로 이어지는.. 그것도 무한 뫼비우스띠의 잔소리인 엄마의 모습은 안타깝기도 했어요.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서 오히려 위로가 되고 웃음이 팡 터졌습니다.인싸가 되고 싶은 아싸들의 이야기, 하지만 인생의 주인공으로 자기의 삶을 정성스럽게 살아가는 변두리 이야기는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플라톤이 이런 말을 했었죠.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에게 다정하게 대하라. 모든 사람은 자기 삶에서 전투하고 있으니."복간의 이유가 충분한 책입니다.삶의 무료함과 찌질함에 이불킥하는 분들에게,연말을 웃음과 감동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분들에게,일독을 권합니다. #소복이 #이백오상담소 #나무의말 #복간의기쁨 #초그신 #서평단 #올해의만화책 #소복이작가님만세 @sobogi2 @words.of.tre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