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
이선영 지음, 조르디 핀토 그림 / 라플란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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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팽이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비오는 날이면 달팽이를 찾아 나섰다.

"달팽이다. 달팽이!"하면서 친구들과 풀잎 위의 달팽이를 찾아 관찰했다.

달팽이가 느그적거리면서 움직이는 그 모습이 신기하고 또 재밌었다.

달팽이가 느리다고만 생각하지만 비가 오는 날, 미끈미끈한 풀 잎 위를 빠르게 미끄러져 움직이는 걸 보면 달팽이에 대한 편견이 달팽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했구나 싶기도 하다. <달팽이 학교>도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데, 이번에 좋그연에서 하는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태어날 떄부터 빨리 달리는 달팽이가 있었다. 친구들과 이웃들은 "빨리 달리는 달팽이는 달팽이가 아니야"라고 말했다.

"넌 우리와 달라."라고 말하며 달팽이들은 빠른 달팽이를 끼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마을을 떠나기로 했다.

그 빠른 달팽이는 떠나는 도중에 태풍을 만나게 되고, 그 태풍으로 모든 친구들과 가족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빠른 달팽이는 빠르게 움직여 피할 수 있었다. 혼자 남은 달팽이는 절망이, 슬픔이, 행복이를 만나게 되면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얼마나 빠른지 날개가 있는 달팽이다. 참 귀엽다. 

그림도 아기자기하니 귀엽다.



이 책은,

달팽이는 정말 느려야만 할까?

토끼는 빨라야 토끼일까?

까치는 깍깍 울어야 까치일까?

그렇지 않다면?

내가 나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걸까?

묻게 한다.

그리고 "넌 달라."라고 말하는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 걸까?

얼마나 느려야 느린거지? 느림의 정도는 구분이 될까?

아이들이 물어볼 것 같다.

내가 만난 달팽이는 물 위에서는 잘 다녔다고,

빨랐다고 그러면 그 때는 달팽이가 아닌 거냐고.

그리고 이 책 후반부에서는 행복이를 만나서 자신이 빠르게 행복을 전하는 달팽이가 되겠다고 한다.

아마도 달팽이의 사명, 내가 빨라서 좋은 점을 찾은 걸지도 모른다.

내가 나라서 할 수 있는 것, 내가 나여서 좋은 점을 찾게 되는 것이 어쩌면 인생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도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 내가 왜 이렇게 생겼고, 이런 만남들로 자라왔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많이 나누고, 친구들과 깔깔깔 웃으면서 살고 싶다.

달라서 재밌지 않은가? 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것부터 재밌는 인생은 시작되는 것 같다.

이 책, 아기자기하니 참 귀엽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출판사 같은데, 응원합니다.

정성스럽게 보내주신 책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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