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4
토네 사토에 지음, 엄혜숙 옮김 / 봄봄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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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워요. 나의 모카에게도 인사하고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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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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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장례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례식은 고인을 제대로 추모하고 추억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돈 계산만 하다가 끝난다는 사실을. 케이블 방송을 보면 지겨울 정도로 나오는 상조회사의 광고야말로 장례식은 돈이 된다는 방증이리라. 10년 전,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까운 사람의 장례식을 치른 적이 있는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아, 이 책이 더 일찍 나왔더라면 좋았을걸.’이라고.

저자인 케이틀린 도티는 젊은(30대) 여자 장의사이다. 13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부럽다...) 유튜버이기도 하다. 처피뱅 스타일의 앞머리, 장난기 어린 표정, 냉소적인 유머 등 타인의 죽음을 이용해 돈을 버는 한없이 가벼운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책 구석구석에서 변질된 장례문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하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다른 나라의 장례문화를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고단한 여행길에 오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인도네시아, 멕시코, 스페인, 일본, 볼리비아의 장례문화와 미국의 일반적이지 않은 장례문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장례문화에 익숙한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인도네시아, 멕시코, 볼리비아의 장례문화는 매우 특별했고(이상한 게 아니다) 스페인, 일본의 장례문화는 익숙한 듯 새로운 시도로 보였다. 특히 장례식을 치르기 전에 고인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인 일본의 라스텔(last+hotel)은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면 좋겠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점은 형식이 아니라 고인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생전에 고인과 알고 지낸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예를 들면 장의사)이든 말이다.

책 제목은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지만 내가 아직 젊기 때문인지 나의 죽음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더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사실 뭐, 돌아가신 다음에 아무리 잘해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은 10년 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고 너무 잘 알고 있다. 뻔한 말이긴 한데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합시다, 모두.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 카페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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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 2020년 제2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68
루리 지음 / 비룡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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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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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지음, 진주 K. 가드너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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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필수교육과정을 별 무리 없이 마친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김춘수가 읊지 않았던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엔 우리가 몰랐던, 알고자 하지 않았던, 또는 일부러 지워버린 423개의 이름이 있다. 그들은 성별이 여성이라는 사실,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사실을 빼면 공통점이 하나 없는 각각의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다. 책을 받자마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훑어 보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한명 한명 정성스레 읽었다. 이 이름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책에 등장하는 4백 명이 넘는 예술가 중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10% 남짓. 지금부터 알아 가야 할 예술가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길을 떠나는 여행자가 된 듯, 설렘과 호기심이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볍게 지워버렸다.
원서는 세계 3대 아트북 출판사로 꼽히는 영국의 파이돈(Phaidon) 출판사에서 나온 만큼 커다란 판형에 도판이 시원시원하고 충실해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423명 중 333명이 유럽과 북미 출신 예술가들이다. 우리나라 출신 예술가는 김수자, 이불, 니키 S. 리 등 3명. 파이돈에서 나온 책이라 서구권 예술가가 중심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소개된 3명의 우리나라 예술가 중 김수자밖에 몰랐으니까. 우리나라의 여성 예술가를 발견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책에는 한번 읽고 말 책과 곁에 두고 꾸준히 읽고픈 책이 있는데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은 단연코 후자다. 내 여행과 독서 여정에 단단한 뿌리가 되어 줄 책을 만나 뿌듯하다.

아티스트클럽 1기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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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명화 - 그림 속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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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 1>을 읽은 게 벌써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 이후로 나카노 교코는 ‘믿고 읽는’ 작가가 되었고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무서운 그림> 시리즈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계속해서 번역되는 그의 책을 꾸준히 찾아 읽었다. 하지만 최근 4~5년 동안 너무 바빠 꼭 필요한 책이 아닌 지적 유희를 위한 책을 별로 읽지 못했는데 코로나로 강제 칩거 중인 2020년 초겨울, 그의 신간이 반갑기만 하다.

<욕망의 명화>는 일본을 대표하는 문예지 ‘문예춘추’의 연재기사에 실린 작품 중 26작품을 골라 묶은 책이다. ‘문예춘추’에 실리는 기사는 서양사 전반을 다루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욕망’에 관한 작품만을 모아 주제의식을 뾰족하게 했고 잡지에 실리는 기사보다 글의 분량을 늘렸다고 들어가는 글에서 밝히고 있다.

사랑, 지식, 생존, 재물, 권력, 그리고 욕망의 끝. 책은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나 역시도 쭉 훑어보다가 마음 가는 작품에서 멈췄다가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곤 했다. 책은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보통 도판을 큼지막하게 보여주고 시작하는 대부분의 미술 관련 서적과는 달리 작품의 일부만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 후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 과연 무슨 상황일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처럼 미술 교과서에 반드시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 같은 경우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독자가 많겠지만 오브리 비어즐리의 ‘춤추는 여사제의 보상’, 외젠 카리에르의 ‘아픈 아이’ 등 생소한 작품은 페이지를 넘겨 친절한 큐레이터인 나카노 교코가 그림을 ‘읽어’ 주기 전에 한껏 상상을 하게 된다.

마지막 꼭지인 욕망의 끝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산드로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단테의 <신곡> 속 지옥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작품은 없다는 절찬을 들은 작품이다. 영화 ‘인페르노’에서는 단테의 데스마스크를 찾기 위한 결정적 단서가 바로 이 ‘지옥의 지도’에 숨겨져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들은 과연 이 그림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토록 끔찍한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신을 따르고 금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다짐했을까, 아니면 아직 가보지 않은 지옥이 두려워 현생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게 더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최후의 만찬’ 등 교회를 위한 작품을 여러 점 그렸으나 종교에 경도되지 않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거침없이 예수의 나신을 그렸지만 신실한 기독교도였던 미켈란젤로,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두 르네상스인에게 묻고 싶어졌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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