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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지음, 진주 K. 가드너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한국에서 필수교육과정을 별 무리 없이 마친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김춘수가 읊지 않았던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고.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엔 우리가 몰랐던, 알고자 하지 않았던, 또는 일부러 지워버린 423개의 이름이 있다. 그들은 성별이 여성이라는 사실,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사실을 빼면 공통점이 하나 없는 각각의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다. 책을 받자마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훑어 보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한명 한명 정성스레 읽었다. 이 이름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책에 등장하는 4백 명이 넘는 예술가 중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10% 남짓. 지금부터 알아 가야 할 예술가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길을 떠나는 여행자가 된 듯, 설렘과 호기심이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볍게 지워버렸다.
원서는 세계 3대 아트북 출판사로 꼽히는 영국의 파이돈(Phaidon) 출판사에서 나온 만큼 커다란 판형에 도판이 시원시원하고 충실해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423명 중 333명이 유럽과 북미 출신 예술가들이다. 우리나라 출신 예술가는 김수자, 이불, 니키 S. 리 등 3명. 파이돈에서 나온 책이라 서구권 예술가가 중심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소개된 3명의 우리나라 예술가 중 김수자밖에 몰랐으니까. 우리나라의 여성 예술가를 발견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책에는 한번 읽고 말 책과 곁에 두고 꾸준히 읽고픈 책이 있는데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은 단연코 후자다. 내 여행과 독서 여정에 단단한 뿌리가 되어 줄 책을 만나 뿌듯하다.
아티스트클럽 1기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