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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서바이버
나가타 도요타카 지음, 서라미 옮김 / 다다서재 / 2023년 4월
평점 :
여기 아내가 있습니다. 요리도 잘하고, 낯선 땅에서 고생하는 외국인에게 이사를 가면서
꽃을 선물할 정도로 다정다감하고, 90년대 아이돌 노래를 흥얼거리며 햇살좋은
오후를 흥겹게 보냅니다. 신문 사설을 필사하고, 독어를 독학해 전문가를 놀라게 할 정도의 언어실력이 있습니다.
여기 아내가 있습니다. 유년기 학대를 당한 경험때문에 결혼 후 섭식장애가 발병했습니다. 그로 인해 파산 직전까지 갑니다. 그 위태로움에 더해 심각한 성희롱까지 당합니다. 그 경험이 유년기 경험과 더해져 망상증상이 일어납니다. 섭식장애와 망상에 이어 알콜의존증과 알콜의존증에 따른 인지저하증까지 더해져 방금 전 무슨 말을 했는지,오늘은 무슨 요일인지, 무엇을 먹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떤 이가 나의 아내일까요?
저 두 사람은 나의 아내입니다. 단 한 사람이며, 나는 그녀의 유일한 보호자이고 현직 기자입니다. 20여년동안 아내를 간병하며 느낀 고단한 현실과 이런 현실을 더욱 숨막히게 하는 사회제도에 관한 칼럼을 씁니다.
읽기만 했는데도 숨이 막히는 상황에 놓인 이 부부는 그런 상황을 꿋꿋이 20여년간 견디어 냅니다.
모진 말을 내뱉고 살림살이가 남아나지 않는 상황도 있었고, 주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고통스러운 순간을 조금이나마 호전시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흔적들을 에세이로 담아냈습니다.
초인적인 인내와 노력을 보여준 저자에게 위로와 감동의 박수를 보냅니다.
스스로를 해치면서도 살기를 바라며 현실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저자의 아내에게도 아낌없는 위로를 건냅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고 공감이 갔습니다.
제 가까운 친척중에도 의존증으로 심각한 상황까지 간 분이 있기에 이 책은 나에게 공감과 위로, 그리고 공부까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