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3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규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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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씌여진 모험활극 소설인 삼총사.

대립구도는 달타냥을 중심으로 한 삼총사와 리슐리외 추기경이지만 작가는 리슐리외를 왠지 끌리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그리고 모든 파렴치하고 사악한 악역은 밀레디에게 맡겨버렸다.

그건 인간의 타락과 죄업의 근원을 태초에 아담을 타락시킨 이브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중세 기독교적 가치관 때문이리라.

그래서 태생부터 악의 화신으로 태어난 밀레디는 치명적인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사악함으로 만나는 모든 남성을 타락시키고 불행에 빠뜨린다.

대부분의 동화와 축약본에서는 추기경과 밀레디의 음모를 분쇄하고 왕비에게 다이아몬드를 찾아준 달타냥이 콩스땅스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완역본에서는 달타냥을 유혹하는데 실패한 앙갚음으로 자신이 잡히기 전 일촉측발의 위기 상황에서도 교활하게 콩스땅스에게 악착같이 독약을 먹이는 밀레디에 의해 콩스땅스가 죽는 걸로 나온다.

버킹엄공작을 암살하기 위해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간수를 현혹시켜 자신을 위해 몸 바쳐 헌신하는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리는 과정을 읽으며 놀라움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마지막 처형의 순간에도 독자가 일말의 동정심조차 느낄 수 없게 작가는 밀레디를 철저한 악녀로 묘사하기 위해 고심했겠지만 오히려 그러한 묘사의 과정이 오늘날 밀레디를 한니발렉터를 능가하는 전무후무한 팜므파탈 사이코패스 히어로(?^^;;)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만약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밀레디를 중심으로 한 멋진 스릴러물 한편을 만들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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