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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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이해할 수 없는 기다림....

자신들이 왜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고 의미없는 대화와 몸짓으로 시간을 죽이는 이 희곡은 얼핏 우습게 보인다. 흔히들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 특히 소외된 실패자들 예를 들면 노숙자 같은 이들에게 한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그렇게 허비해 버림을 한심하게 여기며 비웃곤 한다.

하지만 인생의 성공이란 허상을 쫓아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들보다 훨씬 가치있고 고상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가끔 매일 매일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며 내가 왜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야 하나 하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퇴근시간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고, 주말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내고, 고작 며칠간의 휴가를 꿈꾸며 일년을 버티는 우리네 일상사가 모두 언제 올지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는 책속의 주인공들과 똑같지는 않은지......

 

분량이 짧아 퇴근길에 후딱 읽어치우고 책을 덮고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뽑은 다음 버스안의 풍경을 둘러보았다.

매일 이어폰으로 외부의 잡음을 차단한채 책속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살아가던 내 모습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 가끔 차창밖을 내다보고, 별도 보이지 않는 하늘이라도 가끔 올려다 보며 그렇게 살자.

그리고, 퇴근하고 나선 컴퓨터나 티비 모니터에 돌리던 시선을 아내와 자식에게 고정하고 몇마디 대화라도 충실하게 나누며 그렇게 살아가자 ...뭐 이런 반성들.....

 

마지막으로 난 제목인 고도가 사람이름이 아니라 가령 '외로운 섬'같은 의미를 지닌 한자어인줄 알았다. 르 클레지오의 [조서調書]를 사람이름이라고 여겼던 것과는 완전 반대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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