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우물 1 펭귄클래식 22
래드클리프 홀 지음, 임옥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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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다룬 소설 중 내가 읽어 본 소설은 두편정도 인데 하나는 예전에 읽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의 [모리스]이고, 나머지 한편은 이번에 읽은 레드클리프 홀의 [고독의 우물]이다.

E.M 포스터는 [전망 좋은 방],[하워즈 엔드],[인도로 가는 길]등을 쓴 유명한 영국작가인데 그가 생전에 쓴 [모리스]를 두고 '내가 죽던지 영국이 망하던지 둘중 하나가 아니면 이 소설은 세상에 발표되지 않으리라'고 말하며 생전에 출간 자체를 포기 했고, 그의 사후에 발표된다.

레드클리프 홀의 [고독의 우물]은 평생 남장만을 하고 다닌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최초의 레즈비언 소설로 불리며 당시 사회적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켰고 작가가 자신의 재산을 거의 이 소설의 판금조치를 해제하기 위한 소송에 탕진할 정도였다.

 

위의 두 작가 모두 영국의 귀족 출신이라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포스터 보다는 홀이 더 용감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근데 홀이 법정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주장한 바를  보면 이 소설이 동성애를 다룬  소설이 아니라 보통 남녀의 애정관계를 다룬 소설과 다를바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실제 자신을 모델로 삼은 주인공이 태생적으로 여성의 몸을 잘못 갖고 태어난 남성으로 평생토록 여성이란 생각을 한번도 가져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작가의 주장은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흘러 동성애자들의 사회적인 입김이 세지게 되던 시절이 도래하게 되면서, 이 소설이 진정한 동성애를 대표하는 소설이 아니라는 주장이 동성애자들 스스로의 입에서 나오게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할 수 있다.

 

난 동성애자라고 떠올리는 순간 여장 남자나 남장 여자 부터 떠올리게되는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온전히 가지고 있으면서 순수하게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진정한 동성애자라는 관점에서의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포스터의 [모리스]를 읽는 순간 내내에도 주인공 모리스와 그의 연인 클라이브 중에서 누가 여성역할을 하는 것일까 무척 궁금해 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구체적인 애정행위에 대한 묘사도 극히 드물고 모리스와 클라이브 역시

정신적인 교감만으로 사랑을 하기 때문에 누가 더 여성적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는 없었다.

대충의 스토리를 말하자면 기숙학교에서 만난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서로에 대한 사랑에 눈떠 성인이 되고 나서도 결혼하지 않은채 연인관계를 유지하나 나중에 클라이브가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었다는 선언을 하고 결혼을 해 버림으로써 버림 받은 모리스가 실연의 아픔과 사회적 소외로 고통받다 자신보다 하층 계급인 젊고 아름다운(?) 청년과 사랑을 맺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에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그 청년역시 성향이 남성적인지 여성적인지 소설자체로서는 단서조차 찾을 수 없으니, 어쩜 [모리스]야 말로 진정한 동성애를 다룬 소설이랄까?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 모리스가 여성적 성향일지 남성적 성향일지로 고민을 한 나 자신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의 보편적인 기준에서 판단하는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고독의 우물]을 읽고 난 후에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되어 매우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아버지의 지극한 내리사랑이었다.

딸을 온전하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 시키기 위해 고민한고 노력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동성애자인 자식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 자식을 어떻게 키워하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여준 것 같았고, 그 고뇌가 읽는 내내 절감되어 눈시울이 붉어진 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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