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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국어 던적스럽다 [형용사] 하는 짓이 보기에 매우 치사하고 더러운 데가 있다.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이다. 시급한 현안문제다...(P45)
던적스럽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다만 앞뒤의 문맥으로 미루어보아 비루하다와 치사하다와 비슷한 뜻일 거라고 미루어 짐작했을 뿐이다.
김훈은 사람들이 거의 쓰지 않는 던적스럽다는 말을 궂이 쓴 이유가 뭘까? 단지 문장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하루만에 읽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집으로 오기까지 내내 나는 책을 읽는 하루종일 뇌리에서 던적스럽다를 떼 놓을수 없었다.
그야말로 던적스러운 일이 아닌가 . ㅋㅋㅋ
각설하고....
나는 그의 전작 '현의 노래'같은 소설을 기대하고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짧은 시 한구절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소설 어느 구석에도 공무도하의 한구절도 나오지 않았다.
그의 기자로서의 경험이 묻어나는 이야기는 나름 재미 있었으나 처음 기대가 어긋난지라 약간 심드렁하게 읽었다.
여러가지 사회비판적인 부분들이 나오지만 마치 소설 첫머리의 홍수때 떠밀려 내려오는 온갖 더러운 부유물 처럼 정리되지 않고 흘러가버리는 듯 해 아쉬웠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김훈의 소설은 읽는 이를 편안하게 만든다.
아직도 현의 노래의 아득한 상고시대 가야의 아련한 슬픔을 잊지 못해 계속 그의 소설을 찾아 읽게 만드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