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흔히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어떻게 사느냐 보다는 어떻게 죽느냐가 인간의 존재를 가장 확실히 규정해 준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사르트르의 단편 [벽]을 읽고 극히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여운에 빠져 며칠째 사색에 잠긴 적이 있다.

읽은 시기가 고등학생 시절이었고 그토록 죽음에 관해 심각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탓이다.

 

강경진압으로 전쟁을 방불케 하던 쌍용차 평택공장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제 2의 용산사태가 빚어지지 않은 것은 정말 천만다행이다.

그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그곳에 있었을 것이다.

아니 마음 깊은 곳엔 설마 죽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을 지도.

자살용 캡슐을 남에게 양보하고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택한 가토프에 나 자신을 이입시켜 보면 난 잠시도 그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그간의 사상 신념따위도 다 저주하고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메달릴지도 모르겠다.

죽음의 시간이 다가온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그 강박감에 이내 정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님 죽으러 가면서도 동그라미를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는 바보같은 사실을 자책하던 아Q 처럼 부질없는 상념에 잠길 지도 모르겠다.

 

아 ...모르겠다.
내가 주인공들이었다면 '중국혁명 따위 개나 줘버려!' 라고 말하며 살려달라 울부짖었을거다. 
그래서 죽음에 직면한 가장 힘든 순간을 의연히 맞이하는 인간이 온전한 인간으로 죽을 자격을 부여받는 것일까? 

그것이 바로 인간의 조건인 것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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