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인생]을 사면서 함께 산 책이었다.
시기상으로  새로운 인생이 먼저 발표된 책이었기 때문에 먼저 읽었는데 결론적으론 제대로 된 판단이었다.
만약 [내 이름은 빨강]을 먼저 읽었다면 새로운 인생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으리라..
이슬람의 세밀화라 하면 우선 그들의 건축물이나 양탄자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무늬만이 떠올랐다.
사실 세밀화가 어떤건지  단지 단어의 뜻으로만 유추해 볼수 있는 굉장히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이겠거니 ...이 소설 읽으면서도 무척이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싶었으나 참았다.
현장 컴퓨터에 인터넷이 되지 않는단게 이럴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맘껏 상상력을 발휘할수 있으니 말이다.
 
이 소설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맨 첫장 살해당해 우물 바닥에 유기된 세밀화가 엘레강스의 시점에서 시작해서 각각의 주요한 등장인물 게다가 한 몫 거들어 세밀화 속에 표현된 사물들 나무,개,말....실수로 떨어뜨린 빨간색 물감자국까지 나는 빨강입니다라고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마지막에 굉장한 반전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시종일관 긴장하면 읽어냈지만 결국 살인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서양화와 동양화 그리고 이슬람의 세밀화까지 각각의 문화권을 대표하는 화법속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어쩌면 획일화 될수 밖에 없었던 세밀화가들의 은밀한 욕망과 갈등이 그 주제였다.
 
정확하게 그 구절이 생각나지 않지만 대충 기억나는 대로 적자면 소설속에 베네치아화법이라고 대표되는 서양화는 구성물들이 그림속에서 걸어나와 현실로 오고, 이스람의 세밀화는 구성물들을 신들의 경지로 인도하고,중국의 동양화는 그림속에서 영원히 길을 잃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실로 절묘한 표현이 아닐수 없다.
 
신의 시선으로 모든것을 평면적으로 밖에 표현할수 없었던 이슬람의 세밀화가들에게 인간의 시선에서 각각의 구성물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원근의 법칙까지 적용한 서양화의 자유로운 이단이 한편으론 내심 부러웠을 것이다.
 
소설의 핵심 단서가 되는 사라진 마지막 세밀화에 신들의 시선에서 본 거지나 대신이나 상인이나 노예나 할것 없이 똑같이 생긴 인간이 아닌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놓고 싶었던 살인자의 욕망은 슬프도록 공감이 간다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