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을 기다리며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들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째서 모든 거리와 광장이 그렇게도
 빨리 텅 비어 지는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도
깊은 생각에 잠겨
다시 집으로 향하는가?

 저녁이 되었어도 야만인들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변경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더 이상 야만인들이 없다고 말했다.
야만인들이 없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사람들은 일종의 해결책이었다.

                   -콘스탄틴 카바피의 시 '야만인을 기다리며'중에서-

주인공 치안판사는 제국의 변경을 수 십년동안 다스려온 사람이다.
제국의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죨 대령이 야만인들의 반란의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주위의
무고한 야만인들을 잡아들이기 전까지는 비록 성벽을 경계로 단절된 불완전한 평화상태이긴
하지만 평화로운 단조롭기 까지한 시절을 보내왔다.
죨 대령은 주변 유목민과 어촌의 주민들을 마구 잡이로 연행해와서 가혹한 고문을 한다.
고문으로 다리가 부러지고 눈이 먼 야만인 여인은 부족에게로 돌아가지 못하고 치안판사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이후 치안판사와 여인간의 성적인 종속관계와 집착....
훗날 제국의 배반자로 낙인찍혀 고초를 겪고 변경의 자치구가 몰락하게 되는 과정등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결국 존재하지도 않는 야만인을 소탕하기 위해 조직한 군대는 요새의 성벽을 벗어나는
순간 자연의 힘 앞에 자멸하고 만다.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야만인의 실체는 무엇일까?

제국주의의 허황된 지배야욕일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인생에서 우리를 옥죄는
그 무엇인가 일것이다.

카바피의 시속에 나오는 '해결책'
아등바등 살아가면서 목표로 삼는  그 무엇...??
수입의 모든것을 사교육비에 쏟아 부어가며 아이들의 혀를 수술하고 오줌도 못가리는
아이들을 이역만리로 유학 보내는, 재산을 10억이상 모으지 못하면 이 시대에서
낙오했다고.......그런 생각을 모든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그 무엇....

우리가 기다리는 야만인은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기대하고 목표로 삼는 이시대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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