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일
짐 크레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그리고 죽음' 이후  두번째로 읽은 짐 크레이스의 작품이다.
시기상으론 '사십일'을 2년 먼저 발표했고 국내에 출판되어 있는 짐 크레이스의 소설은 이 두편이 전부인것 같다.

이 소설은 예수의 광야에서의 40일 동안의 금식과 고난에 관한 내용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예수가 아니라 광야의 장사꾼 부부와 나머지 4명의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고행자들이다.

이들이 꾸려나가는 스토리가 너무나도 재미있어 예수의 존재같은건 잊어버리게 만든다.

다소 냉소적으로 쓰여진 이 소설속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일 것이다.

특히 가장 탐욕스런 악한으로 나오는 상인 '무사'는 스토리의 중심에 자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비유의 상징이자 현대의 파렴치한 종교지도자들이란 풍자의 대상이다.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광야를 왕래하는 캐러번의 무리들....

중병이 든 '무사'와 이를 간호해야 하는 아내'미리'를 버려둔채 나머지 무리들은 이들을 광야에 남겨둔채 떠나버리고, 40일간의 고행을 위해 이 거칠은 광야를 찾아온 5명의 각각의 사연을 지닌 고행자들이 도착한다.

그들중 제일 마지막으로 도착한 사람은 다름아닌 청년 예수이다.

예수는 사경을 헤매는 무사의 천막으로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들리고 어떨결에(?) 무사에게 축복을 내리게 된다.

기적이  일어난건지 어떤건지 모르지만 무사는 건강을 되찾게 되고 평소 심성이 사악하고 탐욕스런 무사는 이전부터 학대해 오던 아내는 말할것도 없고 수행을 온 4명의 수행자들에게 완력으로 자릿세명목의 돈을 갈취하고  봉건영주처럼 행세한다.

이후 빚어지는 이들의 갈등이 주요 스토리이다.

 

기적을 행한것은 예수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인 인간의 사악함 때문에 나머지 아내 미리를 비롯한 5명은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마치 온갖 음행과 악행은 다 저지르고 나서도 주일날 교회에서 거짓된 울음 한번만 울고 나면 모든죄가 다 사해진다고 믿는 사이비 기독교신자들의 모습과 같다.

기독교신자들이 이책을 본다면 충격적인 결말이겠지만 예수는 40일의 금식을 견디지 못하고 31일째 새벽에 숨을 거두고 만다.

물위를 걷고,장님을 치유하고 결국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신후 부활하고 거대한 로마제국까지 멸망케 한 인류의 모든 역사가 한 순간에 멈춰버린 격이 아닌가.....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소설의 마지막 하찮긴 하지만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했던 백성(?)들에게 배반당하여 모든것을 잃어버린 탐욕스런 무사는 광야의 언덕아래로 언뜻 부활한 예수의 형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치유의 기적'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속이고 권세와 부를 되찾을 기회가 오리라 다짐하며 음흉한 미소를 흘린다.

종교가 인간의 목적에 의해 이용될때 종교의 참뜻은 훼손되게 마련이다.

'무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허위에 가득찬 종교인들의 상징이요 그들에겐 40일의 금식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예수도 그들의 목적에 의해 살아있는 것이요 살았던 죽었던 어쨋던 상관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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