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4대 비극중 3번째로 맥베스를 읽었다. 예전에 티비에서 영화로 한번 봤었나..어쨋나 모르겠지만 익숙한 이야기였다. 난 셰익스피어 4대 비극중 앞서 읽었던 [햄릿],[리어왕]등의 줄거리는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맥베스],[오셀로]는 구체적인 줄거리를 모른다. 인간의 탐욕과 몰락에 관한 고전적인 결말... 대표적인 악인의 전형인 맥베스는 자신의 주군인 덩컨왕을 시해하고 동료장수인 뱅코를 살해하는등 끊임없는 살육을 저지른다. 반역자는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걸까?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위연을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반골의 상을 타고 났으니 언젠간 배반할 것이라고 박대한다. 어릴적부터 삼국지를 여러번 읽어오면서 들었던 생각은 제갈량이 처음부터 위연을 그런식으로 규정지었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위연을 반역의 길로 내몰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쩡한 사람도 맨날 배신자 소릴 듣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새 진짜 배신자가 되어버린 것 아닐까? 그래서 위연이 쫌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후 나이를 먹어가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점점 제갈량의 선견지명을 십분 이해하는 입장으로 바뀌어 갔다. 역시 신의를 저버리는 사람은 애초에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다. 맥베스 역시 마녀들의 예언과 탐욕스런 아내의 유혹등 악행의 원인이 주변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던 권력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큰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은 겪으면 겪을수록 더 모를지경이 되고...너무 기대하지도... 그래서 애초에 여지도 주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귀는게 정석이란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스럽게 생긴 이 처세의 지혜는 가끔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