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한번 쯤 읽고 싶어 보관함에 늘 담아두다 지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드뎌 장바구니에 옮겨담고 사서 어제 배송되자 마자 단숨에 읽어치웠다.

96년에 발표된 소설이 지금 읽어도 낯설지 않으니 당시 판타지소릴 들었다는 말이 우스갯 소리로 들리지 않을 만큼 시대를 앞서나간 소설임에 분명한것 같다.

 이 책은 죽음을 묘사한 대표적인 미술작품 세개의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는 '구스타브 클림트'의 '유디트'가 바로 그것이다.



 
미술작품에 대해서 거의 문외한이라고 할수 있는 나조차도 어디선가 본듯한 작품이었다.

덕분에 검색으로 몇가지 지식을 얻었는데 구약에 나오는 유디트의 이미지 보다는 요부 '살로메'를 더욱 닮았다 하여 전시장에 아예 살로메라는 제목으로 걸린적이 있단다.

 뭐 각설하고...소설은 자살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나오는 주인공과 C와 K형제 그리고 유미미,따로 이름이 있었으나 유디트라 불리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 여인.......아 또 주인공이 여행중에 만난 홍콩사는 처자...들이 각자의 생채기를 서로에게 부대끼며 자살이라는 고귀한(?)소멸의 길로 향해 간다.

 책의 말미에 근 50여페이지 분량으로 주절주절 늘어놓는 '자살의 윤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해봤을 자살에 대한 심각한 윤리적 철학적 고찰... 폭발의 시점을 알수 없는 시계없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인 인간이 스스로 뇌관의 공이를 쳐서 자폭할 수 있는 능력..또는 유혹은 인간으로서 마지막 남은 고결한 권리가 아닐까?

 
잊어버릴만 하면 신문지상을 떠들석하게 만드는 '자살사이트'의 동반자살 사건같은 극단적인 유혹 뿐만이 아니라  불가항력 하에서의 '안락사' 논란등 자살이란 주제는 이미 종교나 윤리의 문제만으로는 해결할 수없는 영원한 숙제가 되었다. 아니 인간의 존재 시점부터 이미 있어왔던 풀리지 않는 숙제이다.

 
난 자살에 대해 그동안 논외로 둘 만큼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지만 요즘 사회돌아가는 꼴을 보자면 극단적인 빈곤의 상황에 몰리거나 불치나 불구의 몸이 되어 버린경우 거대한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는 실용정부(꺽꺽꺽..ㅠㅠ)의 최하층에서 사회적 모멸과 자기 혐오를 견디며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감히 말하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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