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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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커피가 있는 카페를 배경으로 귀여운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잘 어우러진 소설이다."

 

 분명 소설인데, 만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 '쿠로키 포', 삼색 고양이 '마케타', 러시안블루 고양이 '유리'가 책 표지에 묘사 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검은 고양이 쿠로키 포가 기지개를 켜는 듯한 자세가 너무나 귀여워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 '구루미'는 유명 출판사에서 5년 동안계약직 직원으로 일 했지만, 출판사가 어느 기업과 M&A를 하게 되면서 경영 합리화라는 명분으로 해고를 당했다. 그렇게 근근이 살아가던 와중 비오는 어느 날 강가에 버려진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구출해내는데, 이 고양이와의 만남으로 구루미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게 된다. 고양이를 구했지만 어떤 결정도 내리기 힘든 그 순간, 마을의 유지 '구로키 하나' 노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예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남편은 죽고, 아들부부가 곧 아기를 낳을 예정이다. 아들부부를 도와주러 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 대신 카페에 살면서 카페를 운영해 줄 사람을 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루미가 카페 점장을 맡게 된다면 일과 거처가 동시에 해결된다!

구루미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다음 날 <커피 구로키>에 찾아간 구루미는 놀라운 현실과 마딱뜨리게 된다.

구루미가 구해준 이 검은 고양이는 새 일자리인 <커피 구로키>점장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구루미는  카페에서 부점장으로 일하게 된다.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더욱 놀라운 것은 만약 해가 지면 사람으로 둔갑하는 고양이들이 있다면?

그것도 엄청나게 잘생긴 미남으로 변한다면?

"내가 사람처럼 말하는 게 아니다냥. 구루미가 고양이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거다냥"

신기하다. 고양이의 말을 이해하게 된 구루미. 덕분에 별명도 생겼다. 가와고에의 '둘리틀 박사'

'커피를 맛있게 내리면 손님은 찾아온다고, 나를 믿어봐.자신감을 갖고' 식품 위생 책임자 자격증을 따고 정식으로 카페를 열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손님이 찾아왔다.  그렇게 만나게 된 손님은 삼색고양이 '마케타'

'저를 길러준 집사 메구미 님에게 스토커가 나타났습니다요 함께 있으면 위험해집니다요'

손님도 없는 카페에 마케타는 수상한 사건을 끌고 들어 온 것이다.

'이 카페는 앞으로 고양이만 찾아올 예정 이다냥!' 희안하다. 고양이가 손님이면 어떻게 카페를 운영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인가? 비법은 바로 고양이들은 떨어져 있는 동전을 주어서 모은다는 것.  자동판매기 밑에 떨어져 있는 돈만 4-5억엔. 모든 바닥에 떨어져있는 돈을 다 합치면 도쿄만 해도 몇십억 엔은 될 것이다. 과연 수긍이 가는 문장이었다. 

 

'고양이가 카페 점장이고 손님도 고양이다. 여기저기 말하고 다녀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은 커피를 좋아하는 기모노 차림의 미남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털이 복슬복슬하지도 않고 야옹,하고 울지도 않는다.'

이 멋있는 고양이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사람으로 둔갑한 고양이의 피부에 사람의 피부가 닿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포인트. 

또 다른 사건의 의뢰인 '에비하라 유미'씨가 찾아왔다. '우리 집 고양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에게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 남편이 죽기 얼마 전 예쁜 고양이를 사왔고, 남편과의 추억이 있는 고양이 이지만, 그런 고양이가 유미씨에게 차갑게 군다.  러시안 고양이 유리와 그의 집사 유미씨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카페 점장 그리고 손님들 모두 고양이라는 설정. 그리고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는 구루미와 함께 고양이들의 여러가지 사연들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나는 고양이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고양이들이 말끝 마다 붙이는 냥, 옹도 중독성이 있었는데 실제 고양이들과 대화를 한다면 책에서의 문장들과 비슷하게 말미에 냥,옹을 붙여 말할 것만 같다. (웃음) 소설 중간에 소개되는  커피들이 있었는데, 아직 마셔보지 못한  커피들이라서 그 맛이 궁금했다.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해 묘사하는 대목을 읽으며 얼마나 커피가 마시고 싶었는지 모른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마셔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소설로도 좋았지만, 고양이들의 멋진 변신을 시각적으로 극대화 할 수 있는 만화나 에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 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카페 드 폼: 커피에 브랜디와 사과즙을 넣고 사과를 얇게 썰어 띄운 것이다. 향도 좋고 맛도 좋다.

2)마시멜로 커피; 블랙커피에 마시멜로를 띄운 것이다. 설탕을 넣지 말고 마시멜로가 녹았을 때 마실 것을 추천한다.

3)커피 아마레토 : 커피에 럼과 아몬드 맛이 나는 리큐어를 넣고 아몬드를 갈아 넣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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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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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일본어와 일본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세나북스는 일본 관련 콘텐츠를 많이 다룬다. 그래서 세나북스 신간은 항상 기다려지는 편이다. 이번 세나북스 신간 <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는 세나북스 대표인 최수진 작가님의 1인 출판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다. '혼자 일하지만 행복산 1인 출판사의 하루'라는 부재가 달려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이지만, 1인 출판사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무척 궁금했었다.  그래서 이번 신간 이벤트가 있을 때 부지런히 신청해서 소중한 서평단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1인 출판사의 하루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최수진 작가님은 1인 출판 6년 차인 세나북스 대표다. 책 한 권 자비출판 경험이 계기가 되어 출판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통계학과를 졸업해서 IT기업에 취업해서 17년 회사원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책을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쓰기 1년 과정 수업도 받고  필사도 하고 각종 공모전에도 도전했었다고. 결국 인생의 이모작을 위해 그리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퇴사를 결심하고 1인 출판사를 시작해  편집자로 24권의 책을 펴냈고, 저서로는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인 출판사 수업>, <일본어로 당신의 꿈에 날개를 달아라>, <데이터 아키텍처 전문가 되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1인 출판사로 산다는 것, 그리고 출판과 글쓰기, 1인 출판사의 일상, 인쇄와 유통, 책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 있다. 앞으로 1인 출판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시간과 돈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1인 출판, 1인 출판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책과 글을 좋아함은 물론 아무래도 정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야말로 정신이 온전하다면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중에 하나다. 작가님은 솔직히 출판을 75살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와 정말 멋지다! 물론 1인 출판사는 만만히 볼 일은 아니며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다면 제발 다시 잘 생각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냉철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이일이 재미있고 신이 나서 준비만 철저히 잘한다면 꼭 해보라고 다른 분에게도 권하고 싶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이 보람 있고 즐거운 직업이 1인 출판사 대표다. 거기까지 가기가 좀 힘들 뿐이다.  (프롤로그)

 

 

대부분의 회사는 비슷한 것 같다. 인건비 때문에 아웃풋의 품질은 고려하지 않고 신입을 선호한다든지, 일을 좀 하는 대리급은 이직이 흔하고, 40이 넘으면 회사에 남아있기 힘든 구조. 불과 6년 전, 작가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파도 회사 눈치 보며 병원도 마음대로 못 데리고 가고, 집에 일이 있어도 휴가도 마음대로 못 내고 눈치나 봐야 하는 워킹맘이었다고. 지금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 쉰다고.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있다고. 책 읽기, 글쓰기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없다면 1인 출판사가 정말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작가님들과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아무리 멋진 사무실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좀 있어 보이는 프로젝트를 한다 해도 일과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날의 책 주문을 확인하고 출간된 책의 판매 동향을 체크한다고 한다. 기존에 낸 책의 마케팅을 고민하고 앞으로 낼 책에 대한 여러 생각으로 머릿속은 항상 복잡하다고. 어떤 책을 출판할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다.  "당신에게 진정한 팬 1000명과 그들과 당신을 직접적으로 이어줄 새로운 테크놀러지만 있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 살 수 있습니다.-캘빈 캘리" 작가님의 말처럼 이 말은 출판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나만의 취향에 공감해고 반드시 책을 사주거나 적극적 반응을 해 주는 사람이 1~2천 명 정도만 고정적으로 변함없이 존재하고,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책을 내도 된다는 것이다.

역시 출판사의 핵심은 '좋은 콘텐츠'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편집자의 기획력이 좋아야 하는데, 끊임 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출판사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일본 출판사들은 뭐가 다른지에 대한 파트도 흥미로웠다. 선마크 출판사 , PHP 출판사 등 잘나가는 일본 출판사에는 1년에 한 권, 편집자가 만들고 싶은 책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며, 책이 성공했을 경우 고액의 보너스 제도도 있다고 한다.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은 대개 고학력자들인데, 일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 랭킹 10위 안에 '고단샤, 슈에이샤, 쇼가쿠칸 등 출판사만 3곳 있었다고.

편집자의 기획력, 북 마케팅 방법, 시작과 지속, 좋은 기획과 잘 팔리는 책의 콘셉트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 있는 책 소개 자주 읽어보기, 잘나가는 책의 이유, 팔릴만한 책을 꾸준히 내면 1인 출판사는 성공, 처음 부터 완벽한 디자인 실력과 편집 실력을 갖춰야만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며 70% 정도 준비되었다면 실행할 것, 적당한 분야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리즈 출판의 중요성, 인쇄, 디자인 , 물류창고와 배본사 비용 등 대략적인 출판 프로세스를 알게 되었다.

1인 출판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찾는다면 분명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저절로 되는 건 없으니까. 편집,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 등 출판 관련 업무를 전혀 모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알고 시작하면 분명 유리할 것이다. 언젠가 내가 책을 쓰거나 1인 출판을 하게 될 기회가 온다면 이 책은 소중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세나북스만의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책을 만들어 주시길! 또한 작지만 강한 출판사로 우뚝 서서 출판업계를 리딩해주시길 바라며! 세나북스의 다음 신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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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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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1인출판사에 관한 실무적인 거의 모든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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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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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보 영화나 드라마에 CIA는 단골로 등장 한다.  주인공으로 또는 핵심 주변인물로 멋진 활약을 펼치거나, 복합적인 이유로 변절한 전CAI 요원들로 묘사 되곤 했다. CAI 조직도 다양한 업무포지션이 있겠지만, 특히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공작원들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날려한 몸놀림과 더불어 통찰력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는 모습.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뭔가 다른 세계 사람이구나 생각하곤 했었다. 드라마나 영화니까 부풀려서 CAI 요원 캐릭터를 만들었겠지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아마릴리스 폭스의 <언더커버>라는 책을 통해 진짜 CAI 에서 활동했던 사람의 회고록을 읽을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언더커버> 이 책은 전 CIA 엘리트 당시 최연소 여성 비밀요원이었던 '아마릴리스 폭스'가 스파이로 16개국을 오가며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록이다. 회고록 답게 그녀의 어린시절 부터 현재 삶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당시 대학교에 진학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시절 계속 공부하여 경제학과 교수가 되었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외국 정부에 에너지 정책을 조언하는 하는 일을 맡았었다고 한다. 그녀와 가족들이 아버지를 보는 건 공항에서 맞이하거나 공항으로 떠나보낼 때였다고 한다. 그녀가 좀 더 성장한 후에는 가족들과 함께 많은 나라를 돌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물론 가슴 아픈 가족사도 있었지만  많은 나라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CAI 요원이 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을 것 같았다.

8살 때 그녀는 소중한 친구였던 로라를 항공기 폭탄테러로 잃었다. 충격이 컸던 그때 그녀의 아버지는 런던타임즈를 읽어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네 친구를 빼앗아간 세력의 정체를 너도 알아둬야 해. 그럼 지금보다 덜 무서울 거다.' 그렇다. 세상의 이치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적을 정확히 알면 덜 두렵다. 그녀는 그렇게 런던타임즈 등을 읽으며 사회 경제 정치적 이슈를 어린 나이 부터 접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녀는 대학 입학 1년을 미루고 랑군의 군사 시설에서 탈출한 버마 국경의 난민들을 돕기위한 자원 활동을 신청했다. 졸업 무도회의 드레스 값을 여행사에 고스란히 내주고 '태국'행 항공권을 가지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이 그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난민캠프에서의 난민 생활의 단상을 기록해 신문사에 투고했다. 그러다가' 민 진'이라는 버마의 반체제 작가와의 만남으로 '아웅 산 수치'를 직접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인터뷰가 BBC에서 무사히 방송될 수 있도록 그녀는 목숨을 걸고 노력했다. 그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그녀는 세상을 단순히 관찰하는 게 아닌 실제로 변화시키는 황홀감을 맛보았다고. 버마의 군부와 맞닥뜨렸던 큰 경험을 가지고 그녀는 옥스퍼드로 돌아와서  국제법과 신학을 공부한다. 그녀가 옥스포드를 선택한 이유는 국제법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 치와 민 진의 발자취를 따르고, 언젠가 힘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부조리함에 대항하는 자신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였으나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조지타운 대학원에서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를 본 CAI 가 그녀에게 스카웃 제의를 한다. 그녀의 나이 22살에 선발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동남아 분석팀으로 배정되었다가  졸업 후,대테러 센터 이라크팀 즉 전쟁의 한 복판 공작팀에 배정되었다. 가장 위험하지만 모두가 선망하는 최종예 비밀작전에 투입 되어 전 세계 가장 위험한 6개국 테러집단 추적하고,알 카에다에 납치된 포로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대량살상 무기가 테러범들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했다 . 테러 조직 출신의 수감자들을 만나고, 국제 암시장에서 무기상들로부터 생화학무기를 구입하기도 했다고.

 
"테러는 점증적인 심리 게임이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건 최근의 공격이 아니다. 다음 차례지."

 

똑같은 참수 영상을 수백 번씩 보고, 그때 마다 화면상의 다른 구역으로 초점을 옮겨서 범행 장소를 알아낼 단서를 놓친 건 없는 지 메모하며, 수백 시간 분량의 브리핑 영상을 훑어보고 통화기록을 가지고 방 하나 가득채울 만한 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죄 없는 민간인들의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다. 이외에도 엘리트 작전 훈련. 유인, 비밀연락, 접촉, 전달, 추적 탐지 등 기본 과정을 배우는 CAI 현장 첩보술 코스에서 선발된 일부만 '농장'이라고 알려진 버지니아의 비밀기지로 옮겨가 트루먼쇼와 같은 세트장에서 지구상 가장 힘든 첩보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가짜 이름도 주어진다고.

CAI 공작원들은 대부분 외교관으로 위장한 채 파견되어 낮에는 미국 대사관에서 하급 서기관으로 일하고 밤이면 첩보 대상을 좇는다고 한다. 하지만 테러 네트워크에 침투하려면 완전히 다른 종류의 신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가, 예술가, 구호 활동가 등 자신의 프로필과 임무에 맞는 구체적인 위장 신분과 변장은 필수라고.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그녀는 중국으로 6년동안의 파견을 나가게 되는데 동기였던 CAI 요원 딘(아프가니스탄)과 실리적으로 감행한 2번 째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임신. 도청이 있는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새로운 위장 신분이 견고해질수록, 현실은 거기에 가려졌고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무기상을 같은편으로 만들기 위한 진심을 쏟은 노력이 필요했으며, 무기상의 거래처를 파악하고 그 무기가 사용되지 않을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녀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를 소통의 매개체로 이용했다. 폭격을 막기 위한 접선이 시작된다. 그곳에서 만난 지하디 용사의 우두머리의 아기는 천식이 있었다. 첫 딸을 낳고 엄마가 된 그녀는 섬세하게 그 부분을 파악하여 정유향을 권했고, 상대는 알리섬(하얀 꽃송이/ 맛은 브로콜리와 비슷 천식에 좋음)를 그녀에게 전달한다. CAI에서 전보가 도착했다. 


"무사 평온한 오후. 위협이 지연됐거나 새로운 목표물로 옮겨간 것으로 보임. 축하함."

 

그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가족들 사이에서 안정을 찾아갔지만,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실리적으로 결혼한 상대인 딘과의 사이를 좁힐 수는 없었다. 첫째 딸 조이와 함께 세상에서 다시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할지 아직은 몰랐지만 변장을 하고 숨는 일만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CAI 은퇴 후, 그녀는 민감하고 정직한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갈등을 종결하는 일. 범죄자들과 상담하며 피해자를 만나 사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다시 이라크와 요르단, 터키로 날아가 점점 늘어나는 난민촌을 돌며 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작가이자 평화운동가로 활동중이라고.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외에도 책을 통해 정말 흥미진진한 실제 CAI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그녀의 인생은 모두 비밀리에 이뤄졌다. 심지어 결혼까지도. 디테일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한 CAI 요원 회고록 <언더커버>는 매혹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위장 첩보원의 열정과 고독 그리고 쓰라린 고뇌를 간접경험할 수 있었다. 언더커버를 원작으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그녀의 삶을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낼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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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인다
조민진 지음 / 문학테라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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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all about attitude"


누군가의 진심을 알게되기 까지는 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보여지는 태도로 판단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회사에 조용한 이기주의 캐릭터 후배가 있었다. 그 후배가 자신의 업무, 동료, 회사에 대해 얼마나 진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면 포괄적으로 회사나 본인의 업무에 애정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진심은 보이지 않아도 태도는 보이니까 말이다.

일터에서 틈틈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줄 마음가짐을 위해  16년 차 기자의 일과 삶 그리고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작가인 조민진님은  2005년 문화일보에서 처음 시작해 2011년 JTBC 개국 멤버로 합류.  정치, 사회, 국제 등 다양한 영역을 두루 취재하며 16년째 기자로 살고 있다고 한다. 2018년-2019년 1년 동안 영국 런던에서 연수하면서 첫 책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를 쓰고 이번에 낸 책은 두번 째 책이라고.

살아오는 동안 분명 크고 작은 성취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더 노력해서 조금이라고 더 많은 걸 이루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늘 쉽지 않고 뜻대로 잘 안되어 속상할 때가 더 많지만 어제보다 더 나은 자신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답은 언제나 '노력하는 자세'였다고 말한다.

정말 두려운 건 자신을 속이는 일이지 외부의 평가가 아니란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작가님은 때때로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운이 좋았어' 라고 답하곤 하지만 사실 의식적으로 겸손한 자세를 가지려고 하는 것일 뿐. 마음속으로는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고. 나도 그렇다.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그리고 결과가 좋아서 칭찬을 받으면 운이 좋았다고 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처세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라는 조직때문에 속상할 때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 의식하면서 비관하기를 떨쳐버리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는 작가의 조언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사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조직이 아니던가. 만약 일하는 자아에 충실한 사람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떠나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스스로가 더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말에 수긍이 갔다.

 
"오래 일하고 싶다=점점 발전하고 싶다."

 

 

작가님은 황금같은 1년 연수 기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 경험과 생각을 글로 남기는 것으로 자신의 발전을 직접 확인했다고 한다. 지금 갖고 있는 직업보다 더 확장된 영역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고 그래서 글쓰기를 실천했고 마침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기자 그리고 작가로도 함께 불릴 수 있다는 기쁨을 맛보고 나니 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기대가 생겨 출근 전 새벽에 일어나 원고를 썼다고 한다. 더는 기자가 아닌 날이 오더라도 작가로서 더 오래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고. 나도 지금 갖고 있는 직업보다 더 확장된 영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일하면서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 '합리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이면서 경험이 늘어나는 만큼 생각은 정말 달라진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중간관리자가 되보니 선배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후배의 잘못도 보이고 느껴진다.

회사에서 내가 절대 하지 않을 일은 없다. 맞다.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겠는가. 직장은 늘 유연성을 요구하는 곳이니까 .돈도 받고 일도 배운다는 자세로, 나를 위해 회사가 있고 이 회사가 내게 돈도 주고 배울 기회도 준다고 생각해야 겠다.

나만의 골든타임을 정하고, 약해질 때 나만의 처방을 미리 생각해 두고,지칠 때 기분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을 찾아 플라시보 효과를 누려보기.'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는 허밍웨이의 말처럼 직장에서의 '침묵'의 중요성. 회사는 언제라도 떠날 수도 있는 곳이니까 일을 하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가짐. 세상의 모든 딸들이 '일하는 여성'으로서 오래오래 거침없이 살아남았으면 좋겠으니까  나부터 멋진 직장인 여성이 되기. 나를 만드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기. 취향으로 루틴만들기. 슬기로운 자투리 시간 보내기. 세상만사에는 빛과 그늘이 늘 함께 있다는 만고의 진리.


인생은 좋아하는 것들이 차곡차곡 더해지는 과정인 것이다. 태어날 때는 빈속으로 왔지만 결국 쌓이면서 나이가 들수록 삶이 무거워지는 이유다. 애정을 준 것들이 쌓이는 만큼 인생도 무게가 나가게 된다는 작가님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직 우리사회는 남녀 임금차별은 논외로 치더라도 여자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또 육아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도 높고 많다. 기자로 또 작가로 16년차 직장인 여성의 삶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끊임없이 발전하기위해 또 다양한 정체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한편으로 자극도 되고 위로도 되었다. 이런 책을 자주 만나고 싶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한다는 말처럼, 여성으로서 오래 일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며, 어떻게 힘든 고비를 넘겼고,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들마다  필요한 진짜 현실적인 조언들을 책을 통해 자주 만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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