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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 - 혼자 일하지만 행복한 1인 출판사의 하루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일본어와 일본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다. 세나북스는 일본 관련 콘텐츠를 많이 다룬다. 그래서 세나북스 신간은 항상 기다려지는 편이다. 이번 세나북스 신간 <내 작은 출판사를 소개합니다>는 세나북스 대표인 최수진 작가님의 1인 출판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다. '혼자 일하지만 행복산 1인 출판사의 하루'라는 부재가 달려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이지만, 1인 출판사는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무척 궁금했었다. 그래서 이번 신간 이벤트가 있을 때 부지런히 신청해서 소중한 서평단 기회를 얻게 되었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1인 출판사의 하루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최수진 작가님은 1인 출판 6년 차인 세나북스 대표다. 책 한 권 자비출판 경험이 계기가 되어 출판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통계학과를 졸업해서 IT기업에 취업해서 17년 회사원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책을 읽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글쓰기 1년 과정 수업도 받고 필사도 하고 각종 공모전에도 도전했었다고. 결국 인생의 이모작을 위해 그리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퇴사를 결심하고 1인 출판사를 시작해 편집자로 24권의 책을 펴냈고, 저서로는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인 출판사 수업>, <일본어로 당신의 꿈에 날개를 달아라>, <데이터 아키텍처 전문가 되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1인 출판사로 산다는 것, 그리고 출판과 글쓰기, 1인 출판사의 일상, 인쇄와 유통, 책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 있다. 앞으로 1인 출판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시간과 돈을 아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1인 출판, 1인 출판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책과 글을 좋아함은 물론 아무래도 정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야말로 정신이 온전하다면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중에 하나다. 작가님은 솔직히 출판을 75살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와 정말 멋지다! 물론 1인 출판사는 만만히 볼 일은 아니며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다면 제발 다시 잘 생각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냉철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이일이 재미있고 신이 나서 준비만 철저히 잘한다면 꼭 해보라고 다른 분에게도 권하고 싶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이 보람 있고 즐거운 직업이 1인 출판사 대표다. 거기까지 가기가 좀 힘들 뿐이다. (프롤로그)
대부분의 회사는 비슷한 것 같다. 인건비 때문에 아웃풋의 품질은 고려하지 않고 신입을 선호한다든지, 일을 좀 하는 대리급은 이직이 흔하고, 40이 넘으면 회사에 남아있기 힘든 구조. 불과 6년 전, 작가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아파도 회사 눈치 보며 병원도 마음대로 못 데리고 가고, 집에 일이 있어도 휴가도 마음대로 못 내고 눈치나 봐야 하는 워킹맘이었다고. 지금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 쉰다고. 누구나 이런 삶을 살 수 있다고. 책 읽기, 글쓰기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재미없다면 1인 출판사가 정말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작가님들과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아무리 멋진 사무실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좀 있어 보이는 프로젝트를 한다 해도 일과 직장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날의 책 주문을 확인하고 출간된 책의 판매 동향을 체크한다고 한다. 기존에 낸 책의 마케팅을 고민하고 앞으로 낼 책에 대한 여러 생각으로 머릿속은 항상 복잡하다고. 어떤 책을 출판할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다. "당신에게 진정한 팬 1000명과 그들과 당신을 직접적으로 이어줄 새로운 테크놀러지만 있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 살 수 있습니다.-캘빈 캘리" 작가님의 말처럼 이 말은 출판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나만의 취향에 공감해고 반드시 책을 사주거나 적극적 반응을 해 주는 사람이 1~2천 명 정도만 고정적으로 변함없이 존재하고,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책을 내도 된다는 것이다.
역시 출판사의 핵심은 '좋은 콘텐츠'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면 '편집자의 기획력이 좋아야 하는데, 끊임 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출판사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일본 출판사들은 뭐가 다른지에 대한 파트도 흥미로웠다. 선마크 출판사 , PHP 출판사 등 잘나가는 일본 출판사에는 1년에 한 권, 편집자가 만들고 싶은 책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며, 책이 성공했을 경우 고액의 보너스 제도도 있다고 한다.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은 대개 고학력자들인데, 일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 랭킹 10위 안에 '고단샤, 슈에이샤, 쇼가쿠칸 등 출판사만 3곳 있었다고.
편집자의 기획력, 북 마케팅 방법, 시작과 지속, 좋은 기획과 잘 팔리는 책의 콘셉트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 있는 책 소개 자주 읽어보기, 잘나가는 책의 이유, 팔릴만한 책을 꾸준히 내면 1인 출판사는 성공, 처음 부터 완벽한 디자인 실력과 편집 실력을 갖춰야만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며 70% 정도 준비되었다면 실행할 것, 적당한 분야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시리즈 출판의 중요성, 인쇄, 디자인 , 물류창고와 배본사 비용 등 대략적인 출판 프로세스를 알게 되었다.
1인 출판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찾는다면 분명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든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저절로 되는 건 없으니까. 편집,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 등 출판 관련 업무를 전혀 모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알고 시작하면 분명 유리할 것이다. 언젠가 내가 책을 쓰거나 1인 출판을 하게 될 기회가 온다면 이 책은 소중한 길라잡이 역할을 해줄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세나북스만의 색깔을 가지고 열심히 책을 만들어 주시길! 또한 작지만 강한 출판사로 우뚝 서서 출판업계를 리딩해주시길 바라며! 세나북스의 다음 신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