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손가락을 움직여 음식을 주문했는데 살아있는 돼지가 문 앞에 도착한다면?그림책이 전하는 경고가 이토록 무섭다니. 읽는 동안 불편하고 읽고 나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그림책이었다. 돼지가 배달된 아파트 주민들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왜?내 모습과 비슷해서 눈을 돌릴 수 없는 현실이라서. 무의식적으로 주문하는 횟수가 늘까봐 배달앱은 사용하지 않지만 마트에서 장을 보고 가게에서 음식을 포장해오며 그동안 배출한 일회용 플라스틱이 생각났다.돈가스, 족발, 보쌈, 감자탕을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식탁에 오른건 살아있던 생명이었다! 그동안 편리함에 기대 내가 소비한 동물을 의식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충격적이었다. 어렸을 때 시장에서 생닭을 잡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고 한동안 닭요리를 못먹었는데 이번엔 돼지요리가 될 것 같다.음식 대신 살아있는 생명이 문 앞에 배달되는 일이 없도록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사라진저녁 #권정민 #사라진저녁가제본 #창비그림책 #가제본서평단 #창비그림책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