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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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 #안녕달 / #창비


"겨울밤, 여자는 어쩌다 눈아이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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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어쩌다 눈아이를 낳아버린걸까...
온기에 녹아버리는 아이를 맘껏 안아주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닥에 내려놓아야만 하고 눈으로 담을 쌓아 거리를 둬야만 하는 상황이 너무 슬프다. 작은 눈벽을 사이에 두고 엄마가 눈으로 만들어준 인형을 손에 들고 꺄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에도, 엄마의 자장가에 스르르 잠이 든 모습에도, 아이가 짠하게 느껴져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초록이 이토록 무서운 존재였나...
초록의 온기에 점점 녹는 눈아이를 지키기 위해 여자는 아이를 남겨둔 채 '언제나 겨울'을 찾아 달린다.

맨발로 열심히 달려 번쩍번쩍한 도시에 도착해 '언제나 겨울' 앞에 서지만...
무료 체험 이벤트가 끝났다는 안내문을 보게 된다.

여자는 눈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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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다시 겨울을 열어 보았고 얼어붙은 작은 물웅덩이는 언제나 여자의 온기를 잠시 붙잡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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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는데 마음이 시리다. 여자가 도시에 도착하는 부분부터 빠져나가는 부분까지 종이의 질감이 매끄럽게 변하는데 손가락으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차가운 도시를 여자와 함께 맨발로 헤메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왜 제목이 《눈물》이 아닌《눈, 물》일까... 표지의 여자는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인다. 눈이 피부에 닿아 녹아내려 눈물로 흐르는 모습이 마치 온기에 녹아 물이 되어 사라지는 눈아이를 생각나게 한다.

《눈, 물》의 눈아이는《안녕》의 소세지 할아버지가 별에 놓고 온 것을 본 장소에서 영상 속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던 아가가 아니라, 아픈데를 호~하고 불어줬더니 따뜻해서 울던《눈아이》속 눈아이처럼 '언제나 겨울'에서 엄마와 만나게 되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면 마음이 덜 아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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