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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mnivore's Dilemma: A Natural History of Four Meals (Paperback) - A Natural History of Four Meals
마이클 폴란 지음 / Penguin Group USA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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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공원(people's park)와 유기농(organic)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생각하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 근처에 "민중공원"이라는 공원이 자립잡고 있다. 1960년대 급진적 정치운동의 결과로 생긴 민중공원은 현재 홈리스들을 위한 무료급식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대형공연장과 농구코트 등의 시설도 가지고 있다. 버클리 주민들은 민중공원을 공동체 정원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민중공원의 역사는 피의 역사였다. 1960년대 말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소유였던 이 땅은 학교 시설로 개발하려했지만, 학생들과 주민, 그리고 인근 상인들은 버려져 있던 땅을 무단점유해 공원으로 가꾸었다. 공원조성에 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기금과 현물을 기증했고, 조경업자들은 나무와 꽃 등을 무료 기증했다. 그러나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로널드 레이건은 연방방위군을 투입해 공원을 지키려는 시민과 학생들을 무력으로 진압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민중공원을 60년대 급진적 정치운동의 과정에서 발생한 일종의 단편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잡식동물의 딜레마"("Omnivore's Dilemma", Pengyin Books, 2007)의 저자인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은 같은 책에서 색다른 정보를 제공한다. 마이클 폴란은 "민중공원은 로빈 후드 위원회가 캘리포니아 대학 소유의 빈터를 점유하여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고, 채소밭을 시작했던 1969년 4월 20일에 태어났다."고 설명하면서 로빈 후드 위원회의 시민 불복종운동에 영감을 주었던 것으로 17세기 영국에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식재료 재배를 목적으로 공유지를 무단점유했던 디거(the Diggers, 영국의 청교도혁명 때 출현한 당파 중 가장 좌익적인 성격을 띠었으며, 수평파의 좌익으로 토지를 잃은 소농을 이익을 옹호했다.)를 꼽는다.

마이클 폴란에 의하면 민중공원에서 식재료의 재배는 유기적(organic)었지만 이는 단순한 농업의 방법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워렌 밸라스코의 Appetite for Change를 인용하며 미국의 '60년대 대항문화가 먹는 방식을 변화시켰으며, 민중공원의 사건은 대항문화의 '초록화'와 유기농업과 유기농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마이클 폴란은 민중공원의  유기 재배의 화학농업 거부는 단순한 농업방업의 변화가 아니라 전쟁 기계의 거부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당시 화학농약을 만들었던 회사들이 베트남 전쟁에 사용된 네이팜과 고엽제를 만들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클 폴란은 "유기 식물을 먹는 것이 사람들을 정치와 결합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마이클 폴란은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생태적 전제하에 행동했던  초기 유기농 운동은 생산의 대안뿐만 아니라 분배 제도의 대안(반자본주의적 식재료 협동조합)과 소비형태의 대안(대안밥상)도 함께 추구했다고 설명한다. 왜냐 하면 생태는 "you can never do only one thing"을 가르치고 있고, 우리가 무엇을 먹는다고 했을 때 이는 그것이 어떻게 자랐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밥상에 어떻게 왔는지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 뜻을 져버리고 막무가내식으로 수입을 고시한 정부의 행동은 어떠한 것으로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생산하고, 분배하며,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없이는 문제의 근원을 바꿀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온 국민이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거기에 멈추지 말고 '먹거리 윤리'로 나아가야 한다. 30개월 미만의 송아지를 먹는 것도 윤리적이지 않다. 안전하다고 해서 2살 6개월 먹은 어린것을 마구잡이로 먹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안전하지 못한 30개월 이상도 먹지 못한다면, 윤리적이지 못한 30개월 미만도 먹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소의 평균 수명은 20년이다.

쇠고기 뿐만 아니라 곡물도 마찬가이지다. 자연의 순리 거스르며 GM(유전자 조작) 식물이 자라고 있다. 제초제와 살충제에 강한 식물을 키워내려는 인간의 오만이 수십, 수백만년간 스스로를 환경에 적합하게 만들어온 식물들을 하루 아침에 변형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지배하려는 오만이 광우병을 만들었듯이 식물의 복수도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 

'밥상'은 자연이 준 선물이며, 자연과의 조화여야 한다. 자연을 지배한 밥상은 언제가 엎어질 것이며, 그 자연의 복수를 지구 전체가 대면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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