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읽는데, 박경장 선생님의 밝은 목소리가 전해져 귀로 읽는 것 같았습니다!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안에서 만나온 홈리스 학생들 모두를! 글로, 마음으로 지켜오신 박경장 선생님의 '서울역 야생화'는 첫 장부터 퐁~당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책 안에는 홈리스 선생님들의 글과 함께 그 분들에 대한 진한 애정이 담긴 박경장 선생님의 글이 더해져 제가 그 분들의 삶에 함께 들어가 '이해와 여러 다양한 마음'을 경험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글에는 말과 생각에는 없는 흔적이 남기에 글을 쓸 땐 자세부터 달라진다'는 책 속 글귀를 통해 글쓰기에 대한 부담과 고뇌를 넘어 한 글자 한 글자 쓰는 것을 해내신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홈리스 작가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을 담아 펼친 '산 인간학에 대한 기록'을 읽고 나니 선생님들의 삶이 기록 속에서, 독자들의 마음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존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도 살아온 나 자신과 마주하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역전문학 서울역 야생화와 박경장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일독을 권합니다.
달팽이 기어가듯 느리게 책을 읽는 내가, 너무 금방 뒷표지를 덮을까봐 아껴 읽은 책. 저자 유의선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는데, 그녀를 몰라도 노점이나 빈민운동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혀질 매력터지는 책이 세상에 나왔다. 십여년 전 저자를 알게되어 몇 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을 통해 가끔씩 전해들으며 나도 모르게 친근함을 가지게 되었나?싶기도하다. 책은 어설프게 알고 있던 그녀의 이야기(떡볶이만 판줄알았음, 그냥 요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음)들을 팩트체크하거나 그녀의 히스토리에 고개를 끄덕이는 용도는 아니었다. 대문자S로 느껴지는 경험적 서사의 기록들이 내가 알지못하고 보지못하며 관심도 가지지 않고 지나쳤던, 노점 당사자와 그 이웃들의 삶에 나를 데려다 놓았다. 암튼 재밌단 이야기다! '밥이 아닌 밥'에서 '함께 먹는 밥'으로, '밥'의 힘을 알고 있는 저자 유의선을 응원하며,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