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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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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해방의밤
#독서에세이#창비#새해독서
#서평단


다시 써야겠습니다. 우리의 핵심 도구는 이야기니까요.
“낮은 곳들로부터 벗어날 때 사다리로 쓴 논리와 서사를 다른 이들에게도 건네주고 싶"다는 솔닛의 자상함이 내 막힌 글을 뚫어주고 이야기를 끌어내주었듯이, 내 이야기도 누군가의 말문을 틔우는 입김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p38.

✍️
<해방의 밤>은 은유 작가님이 읽고 사유했던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 작가님의 사유를 풀어낸 책이다. 작가님은 전작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에서도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주셨는데, <해방의 밤>은 본격적인 양서 추천이면서 작가님이 관계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나를 해방시킨 문장들을 나누며 독자들을 같은 길로 이끌고 싶은’ 작가님의 진심어린 청유같기도 하다.

은유 작가님은 늘 우리의 시선을 낮고 서늘한 곳으로, 인간 이해의 깊은 곳으로 이끈다. 그 자신이 먼저 이 사회에 춥고 외롭고 목소리 없는 자들 곁으로 가서 듣고 보고 느낀 것들을 글로 쓰시니 더욱 설득력이 있다.

‘내 이야기도 누군가의 말문을 틔우는 입김이 되기를 바란다’는 작가님의 바램은 이미 많은 독자들을 통해 실현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형태 없는 감정, 압력만 있는 슬픔을 내 마음에 꼭 맞는 언어로 표현하는 글쓰기가 ‘이미 충분한 나의 그대가 되어주는 일’>(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이라는 은유 작가님의 통찰이 헤매던 나를 내 심연으로 데려와 마침내 나도 글 앞에 선 것처럼 말이다.

작가님의 책은 정말 밑줄이 너무나 많아서 SNS에 정리하기가 힘들다. 앞만 보고 달리는 인생에 무언가 놓친 것이 없나 걸음을 멈칫하게 될 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고플 때 은유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서문부터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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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도 인류애를 나눠야지 - 나누고 공감하고 환대하는 그녀들
천둥(조용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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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내 곁의 그녀들', '우리의 그녀들', '나를 키운 그녀들' 의 3장으로 나누어 나와 연결되고 흩어지며 하나의 무늬로 남은 '그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많은 타인 중에 더 많은 그녀들의 서사가 쓰이고 읽히어 성차별적 사회의 편향이 조금이나마 극복되길 바라며.

거창한 그녀들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에게 곁을 내어주는 '그녀들'과 더 많은 그녀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좀 더 유명한 그녀들'이 있을 뿐. ​

저자는 '나누고 공감하고 환대하는 그녀들', 우리 주변의 수많은 그녀들이 결국엔 인류애의 초석이 아니겠느냐는 마음으로 몽글몽글한 시선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다정하다. ​

내 주변의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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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최규승.이석구 지음 / 타이피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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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바라보아도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는 사실때문일까. 달의 뒷면은 꽤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소재가 된다.
「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최규승 시인과 이석구 일러스트레이터가 협업한 그림시집, '그림으로 쓴 시 시로 그린 그림'이다.
이 협업의 계기가 굉장히 재미있는데, 최규승 시인의 '무중력 스웨터'라는 시를 읽고 떠오른 이미지를 이석구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표지그림 수록)으로 그려 SNS에 공유하면서 인친이 되었고, 점차 서로의 시와 그림에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달의 뒷면처럼 보이지 않는 여성의 내면세계와 감정의 디테일을 표현한 시, 몽환적인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시에 등장하는 여성의 시선은 매우 천천히 흐른다. 특히 「달 정류장」같은 경우 정류장을 오가는 행인들의 시간과 화자의 시간은 영원히 달리 흐를 것만 같다. 마치 무중력 상태와 같은 느낌의 일러스트는 이런 시의 감각을 더 극대화시키는 듯하다.

예술은 형태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기에
이런 협업은 아주 흥미롭다.
또한 무엇을 숨기던 드러내던 상관없다. 달의 뒷면을 감각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쉼'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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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듯 가볍게 - 인생에서 여유를 찾는 당신에게 건네는 말
정우성 지음 / 북플레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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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정우성 님은 아마도 지극한 올빼미형이었나 보다. 새벽을 보고서야 잠들던 그는 무심결에 나섰던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유가 일상에 반가운 균열을 만들어내며 '산책하듯 가볍게' 사는 삶을 가능하게 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의 엄청난 성취에 압도되어 미리 좌절하지 말 것, 오늘의 시간들을 내일의 내가 본으로 삼을만한 작은 시도로 채워보자는 것, 사소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부터 가꿔보자는 것을 말하고 있다.

산책에 대해 잠시나마 사유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산책은 미리 계획하지 않아도 가능하고, 혼자서 마음 내킬 때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으며 돈도 들지 않는다. 저자의 말대로 '궁극의 여가'다. 사는 것도 산책처럼!

세월이 흐르며 깨달은 점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우리 의도와 계획보다 우연에 의해 이끌려 왔다는 점이다. 그것들은 처음에는 아주 작은 균열이었을 뿐이지만, 어느새 우리 삶에 큰 차이와 변화를 만들어낸다.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돌아보면 모두가 의미 있는 성장의 기회인 것이다.

사람과 풍경, 시시각각 변하는 내 마음을 마주하게 되는 산책을 통해 일상에 작은 균열을 내고 그 균열이 변화를 몰고 오듯, 방향도 모른 채 달려가는 삶에 이 책을 통해 작은 균열을 내보는 건 어떨까?

천천히 단단하게 자기만의 길을 걷기에 어쩐지 불안하여 '확신과 응원'이 필요한 사람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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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인 뮤지엄 - 도슨트 한이준과 떠나는 명화 그리고 미술관 산책
한이준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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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악을 그 자체로 느낄 뿐 작곡가에게 여기 왜 쉼표가 있는지 질문하지 않는다. 

그림도 악보 위 음표처럼 받아들여라."

_앙드레 브라질리에


우리는 음악을 대할 때 그 음악이 내 취향인지 아닌지 '나의 감각'에 집중하는 반면, 미술은 곧잘 '앎'의 영역으로 취급한다. "그림은 잘 몰라요." 또는 "그림보는 걸 좋아하지만 잘 몰라요."라고 굳이 사족을 붙이는 것이다. 


한이준 도슨트님은 이같은 현상으로 <홀리데이 인 뮤지엄>의 프롤로그를 열고 미술도 '내 눈에 즐거운 것'을 기준으로 '나만의 그림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갈 것을 권유하며 국내외 근현대 예술가 10인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소개한다.


한국 근현대 화가 5인으로는 박수근, 이쾌대, 나혜석, 이중섭, 천경자. 해외는 르네 마그리트, 클로드 모네, 라울 뒤피, 폴 세잔, 에드가 드가가 소개되고 있다.


도슨트들이 특정 주제에 따라,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들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쾌대와 르네 마그리트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은 처음 만나서 이 책의 차별화된 점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근현대 화가 중에 박수근 님을 좋아한다. 돌부처나 돌탑의 표면을 보는 듯한 질감이 불안정한 시대,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소박한 일상을 살아가려는, 거칠지만 단단한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인 것만 같아서 참 좋다. 그 특유의 질감이 유화 물감으로 제작되었고 최소 8겹, 10겹의 레이어로 완성된 것이라니! 좋아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또 더 깊이 좋아하게 되나니.


이 책은 소개된 10인의 예술가와 관련하여 찾아가면 좋을 국내 미술관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미술관들은 화가와 밀접하거나 느슨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 경기 양평 구하우스 미술관, 인천 강화군 해든뮤지움, 강릉시 하슬라아트월드>를 기행하는 상상을 현실이 되게 해보려고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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