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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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도서제공

📚『키메라의 땅』

제목 '키메라의 땅'에서 등장하는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이루어진 괴물이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됐을 땐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 궁금했었다. 키메라의 땅이란 뭘까? 완전히 새로운 땅에서 키메라와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다.

책 속의 키메라는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날아다니는 인간인 '에어리얼',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으로 땅을 파고들어 가는 디거, 인간과 돌고래의 혼종으로 헤엄치는 인간인 노틱, 이렇게 3가지 종류의 신인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세 혼종을 만들기 위한 연구의 제목은 변신 프로젝트로, 최초 목적은 다양한 자연재해로부터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함이다.

확실히 우리 인간은 약하다. 알리스가 말한 것처럼 한 종으로만 이루어진 인간은 전염병에 특히나 취약하며,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해줄 신체능력도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직접 겪으며 몸소 깨달았다. 단순히 피부색이 다른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신인류의 탄생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책에서는 이 세 혼종들이 각각 원래의 인간을 말하는 사피엔스들과 적대적, 중립적, 우호적 관계를 취한다. 하지만 사실 적대적으로 대하는 혼종들도 사피엔스가 스스로 멸망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피엔스들을 위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안다. 아무리 체격 좋고 힘 센 혼종이라도 다양한 군사 자원을 가지고 있는 몇십 억 명에 달하는 사피엔스들에게 당하진 못했을 것이기에. 또한 그들은 사피엔스를 공격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사피엔스들이 먼저 자신들을 배신했고, 학살하려 했다.

알리스의 연구를 반대하던 사람들은 혼종들이 사피엔스들을 위협할 것이며,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나는 사피엔스임에도 사피엔스에 적대적인 혼종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내가 혼종이었어도, 나의 창조주가 사피엔스였어도, 나도 선동당했을 것이다. 사피엔스들을 모조리 다 죽여라, 같은 말에.

혼종과 인간과의 관계도 신기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역시나 세 혼종들 간의 관계다. 세 혼종들은 원래 형제처럼 함께 지냈고, 다툼이 없었다. 각 종들의 우두머리들이 그들을 제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몇 세대에 걸쳐 수가 늘어나자 점점 통제가 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혼종들 간의 갈등은 심화된다. 왕들도 개개인의 감정마저 통제할 수는 없었다. 전쟁을 보다못한 알리스가 세 종의 왕들과 회의를 하며 영토를 나눴지만 초대 왕들이 모두 죽고 나면 이마저도 소용없게 될 것이다. 아마 소설의 끝, 그 뒤에서는 세계 4차 대전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변신 프로젝트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나는 어떨까? 진화되는 것에 찬성을 할까, 반대를 할까? 이 책이 출판되고 나서 5년 후에는 정말 이 이야기가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들이 일어나고, 과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정말로 미래를 보고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한 묘사에 몰입감 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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