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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책표지를 보면 한 소년이 달려가고 있는데, 좌우 환경이 다릅니다.
왼쪽은 일제시대 건물, 오른쪽은 현시대의 건물들이에요.
이 소설은 주인공인 박창식이 뜻하지 않은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로 이동하는 이야기입니다. 점퍼(Jumper)의 뜻은 바로 시간 이동 초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죠.
어떻게 일제강점기와 현시대를 오가게 되었을까요?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표지입니다.
매력적인 표지의 책이 도착하자마자 중학생 큰아들도 관심을 보이며 펼쳐보게 하는 책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아무나 쓸 수는 없겠죠?
고정욱 작가는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 가장 많은 책을 펴내고(360권), 가장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500만 부)
장애인이 처벌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고정욱 작가님부터가 장애를 극복하고 그 누구보다 바쁘고 열정적으로 살아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행동하고,
나아가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오산학교 청소년들과 함께하며
창식이가 한층 성장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이 책과 함께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평행우주라고 들어보셨지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병행해 존재하는 또 다른 우주를 뜻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또 다른 우주라기보다는 과거의 또 다른 나와 뒤바뀐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가정 환경으로 인해 삶에 의욕이 없는 박창식입니다. 아빠와 다투고 소리를 지르고 나니 낯선 곳에 와 있던 거예요. 그것도 일제강점기 민족학교 오산학교로 말이지요.
덕분에 박창식을 따라 시간 여행을 하며 잘 몰랐던 오산학교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기회가 됩니다.
<오산학교>에 대해서...
- 경술국치로 나라를 빼앗기기 3년 전인 1907년 12, 평안북도 정주군에 세워진 학교
- 설립자는 남강 이승훈 선생으로서 겨레의 광복을 위한 민족교육에 힘씀
- 6.25를 거쳐 서울로 학교를 옮기고 오산중학교와 오산고등학교로 분리됨
- 주요 배출 인물 : 김소월, 백석, 이중섭, 독립운동가 김홍일 중장 등
서울 오산중학교 박창식이 정주의 오산학교 박창식으로 간 것입니다. 거기서 김소월, 백석, 이중섭 등 실제 오산학교를 다닌 이들을 친구로 만나게 되죠. 세상을 삐딱하고 불만 가득하게 바라보며 정작 자신의 가진 능력을 불사르지 못하던 창식이는 점차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변해 갑니다. 일제강점기의 미팅과 연애에 대한 장면은 읽는 재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독립을 위해 싸우는 과정은 쉽지 않은 길이고 고된 길이지만, 친구들과 예술제를 준비하며 문화예술의 힘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진 능력을 의미 있게 써보는 시도를 하게 되는 거죠.
사람들이 예술보다 더 즐거워하며 모일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
우리는 그래서, 비록 언제 독립할지는 모르지만, 예술 활동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난 네가 시화전 작품들에 그림 그리는 거 했으면 좋겠어.
나라를 빼앗긴 그 비통함과 억울한 시대를 배울 수는 있어도 공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점퍼>는 타임슬립이라는 소설적 장치를 통해 오산학교와 오산중학교의 연결고리를 거쳐 평행우주처럼 일제강점기의 또 다른 박창식에게 시간 이동해 성장하는 모습이 흥미를 자아냅니다. 박창식을 따라 오산학교 역사적 인물의 학창 시절을 발견하고, 미팅하고 독립운동에도 참여하다 보면 우리도 일제강점기로 돌아간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자 가진 능력이 다르지만, 자신의 능력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간다는 것. 특히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던 문화예술의 힘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미래에서 과거로 간 박창식과 반대로, 과거에서 미래로 날아간 박창식이 반전을 일으킨 모습도 관찰할 수 있는데요.
돈도 꿈도 의욕이 없던 중3 창식이가 김소월, 백석, 이중섭과 두 달간 좌충우돌 함께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비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을 자아내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과거는 바꿀 수 없을지라도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으니까요.
또한 친구와 함께 하는 우정의 중요성도 느낄 수가 있어요. 박창식이 성장하는 데도 오산학교 김소월을 친구로 만난 덕이 컸겠고요.
자칫 자신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준 친구들이 눈물 나게 고마웠다.
특히 소월이의 용기에 크게 감동했다.
이런 끈끈한 우정을 맺은 데는 비단 한민족이라는 사실뿐만이 아니라 함께 나는 예술과 시간의 힘이 컸다.
p.155. 창식이가 위기를 겪고, 친구의 도움을 받은 뒤..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 아이들에게 <점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요즘 인기 트렌드인 평행우주(멀티 유니버스)를 차용해 과거로 날아가 겪는 에피소드들은 청소년들도 분명 책에 빠져들고 역사에 관심 갖게 하는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