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의 하나님 나라와 공동선 - 공적 광장에 선 기독교인의 소명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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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판사님의 오랜 고뇌와 번뇌를 통해서 세상에 나오게 된 책인 것 같습니다. 판사님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그 단어는 바로 '공동선' 이었습니다. 이 텍스트를 읽어 내려갈 때마다 공동선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었으면 하는 갈등을 항상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2020년 5월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과 2021년 9월 <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공선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셨고, 오랜 메마름에 갑작스러운 깨우침을 통해서 바로 이 책에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판사로서 법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선 및 공동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세 가지 질문에 괴로움에 어느 정도 맥락을 잡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위한 최선의 시간들을 보내셨고, 앞으로도 그러한 시간들을 보내시고 계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공동선이라는 텍스트를 처음 집중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시대적 상황에서의 공적 영역에서의 종교의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기독교 내에서 시민공동체 내 공론장에의 참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그것에 대한 붐이 바로 '공공신학'이라고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공론장에 나가는 것은 우리 자신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나누어 주기 위함입니다(p14).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통의 능력이 중요함을 함께 공감했습니다. 교회와 국가 이들 공동체 속에서 기독교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그 정체성은 세상 속에서 드러나야만 하는 것이고, 특히 공적 영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야 함에 대한 사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세상과 소통하되 '이 세대'에 물들지 않는 굳건한 정신과 용기가 필요하다"(p15)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세상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말에 적극 공감했습니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함에 있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던 생각들이 여기에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새로운 언어'에 대한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그 대표적인 언어가 바로 '공동선'이며, 그래서 판사님은 이에 대한 목마름이 있으셨고, 그 목마름을 해결할 공공선에 대한 정의를 세상 속에 내놓으셨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을 두드리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공동선을 정의하기 위해서 공동선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창세기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선악과에서부터 시작되는 선과 선을 상실한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어, 아벨 공동체와 가인 공동체 그리고 법, 가정, 국가, 지역사회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공공선'에 대한 다각적인 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공동선에 대한 정의는 그 정의를 통한 실천에 있습니다. 그 실천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개인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한 줄 남기려고 합니다. 
"공동선-연대의 실천은 기독교인이 하나님과의 연합을 통해
부여받은 새로운 정체성을 세상에 보여 주는 일이다"(p367)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세상과 소통하는 데 실패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살리는 데 하나님의 선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을 로고스라고 번역하여 헬라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시키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p398) 왜곡되고 거짓된 소문을 떨쳐내기 위해서 우리의 선한 행실을 알릴 때가 지금이라고 합니다. 
'공동선'이라는 텍스트가 부여해 주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내며 살아가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고, 다시금 실천하도록 도전해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잠시 지쳐 격려가 필요한 분들, 자신의 사명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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