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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인코그니타 - 고고학자 강인욱이 들려주는 미지의 역사
강인욱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책 소개 글을 보니, '세계 4대문명'이라는 말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리 모두 역사 과목을 배울 때 당연시하며 암기해왔던 이 표현이 실은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시각을 담고 있다면? 강대국의 시각에서 서술되어온 고대사에서 배제된 기억을 복원하고 균형 잡힌 역사적 안목을 제안하는 고고학자 강인욱의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반도에서의 문명, 우리 민족의 문명에 대한 궁금증이 평생 풀리지 않았던 터라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의 목차를 훓어 보았는데, 책을 읽어 보지 않았는데도 실망감부터 앞섭니다. 그렇게 인류문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셨는데, 정작 한반도, 우리 민족의 문명에 대한 학자로서의 궁금증과 호기심은 그 정도 밖에 일어나지 않았다니, 책의 내용은 둘째 치고 그 사고의 틀이 주는 한계에 답답함이 느껴질 뿐입니다.
제가 우리나라 역사학자 고고학자들을 보며 이해가 안되는 것은 인류의 다른 문명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공부하고 접했을텐데도, 정작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은 어떤 문명을 만들어 왔는지에 대해서는 어쩜 그렇게도 둔감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면 무관심한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 민족 우리 문명에 대한 어떤 열등의식 때문인가요? 학계의 어느 한 사람도 저의 궁금증을 풀어 주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한반도에 정착해서 정착 농경공동체를 이루고 살기 시작했을까? 이 시점을 문명의 시작점이라고 한다면, 그때는 과연 언제였을까? 그 증거들은 무엇이며, 그때라고 주장할 수 있거나 상상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들은 무엇이 있나? 농경공동체 사회가 유지되고 있었던 증거들은 무엇이며, 마침내 계급이 나타나는 고대국가가 생겨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이어왔으며, 그 기간 동안 우리 민족이 이어온 문명이 지닌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아직까지 이런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를 제시한 학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단편적인 주제들만을 연구 성과로 내놓았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