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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 우물쭈물 ㅣ 라임 그림 동화 28
안노 쿠루미 지음, 하야시 토모미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1년 4월
평점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
제 초등시절에 앞에 앉은 아이가 자꾸 뭘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주면 잘 돌려주지 않았었는데 그 때의 저는 우물쭈물 말도 잘 못하고 애써 괜찮은 척
속을 끓인 오래된 옛일이 지워지지도 않고 기억에 남아 있어요.
엄마가 되고나니 정말 내 아이가 어디 가서라도 자신의 하고 싶은 말은 남을 배려하는 선에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계속 머릿 속 어딘가에 자리잡은걸까요?
여튼 유전(?) 혹은 성향(!)이라는게 있어서인지 아이도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지만 아직 어려서 책을 통해 혹은 글로 마음의 감정을 배우거나 훈련하는게 쉬운 일도 아니고 때론 책 속의 이야기가 너무 뻔하다던가 아이의 추ㅣ향이 아니라던가 등등의 이유로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책을 만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책 속에는 길이 있다는 명제를 늘 기억하며 좋은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삶을 지혜롭고 보다 여유롭게 누리려 하지요.
그래서인지 억지스럽지 않고 환타지와 현실의 중간을 넘나들며 흡입 할 수 있어서
더 반갑고 고맙고 재미있었던 책,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동화
<발끝 우물쭈물>을 아이와 읽어 보았답니다.
#발끝우물쭈물 책표지를 보고선 아이가 제일 처음으로 한 말은 "어?괴물이다!"
하여 제가 "무서운 이야기인가?" 하며 호기심으로 책장을 함께 넘겨보았지요.
이 책은 '우물쭈물'이라는 말처럼 주인공 아이 '스짱'은 평소에 자신의 속마음을
친구와 가족에게도 당당히 내비치지 못하고 속상해 하다가
'발끝'에 '진짜 마음'을 쓰면 아이의 마음이 어디론가 슝~ 날아가버리며
무겁고 속상하고 슬펐던 마음도 함께 날아가버리는 듯한 장면이 계속 연출된답니다.
다행히 발끝에 조심스레 적어보는 글자들이 스짱의 마음도 치유해주는 듯 하지만
어느 날, 친구의 머리핀을 의도치 않게 망가뜨리게 된 이후 "미안해." 라는 말을
할 기회를 놓치고 계속 해서 발끝에서 맴도는 우물쭈물이들 때문에 울고 싶어지지요.
이런 과정들은 앞서 이야기했듯 상상(환타지)이자 창작된 허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짱의 겪는 일들은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의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에게 충분히 넘치게 공감이 되고 책 속의 스짱에게 몰입할 수 있더라고요.
작가가 그린 스짱의 다양한 표정 변화들이 정말 인상 깊었답니다.
<발끝 우물쭈물>을 읽은 뒤, 어떤 독후활동을 하기보다는 아이에게 살며시 물어보았어요
"엄마가 발끝에 뭐라고 우물쭈물 쓰는지 맞혀봐봐~." 하고 쓰는 시늉을 했어요.
그랬더니 눈을 맞추며 한다는 말이 "사랑해?"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도 써보라고 했더니 "고마워!" 속삭이듯 말하더라고요.
정말 책 한권으로 이렇게 마음이 흐뭇하고 따뜻해질 수가 있다니요. ^_^
책 속의 '스짱'이 냈던 용기를 제 아이도 늘 마음 한 켠에 기억하며 앞으로도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