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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와요? - 2021.05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ㅣ 바람아기그림책 6
기쿠치 치키 지음, 김보나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2월
평점 :
기차 와요? 를 보고 난 첫 느낌은 귀엽고, 재미있고, 무엇보다 기다리는 기차가 왔을때 기뻐하는 표정에서 생동감이 흘러 넘친다.
이제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영아들은 기차! 와요와요!! 안녕~ 또 와요? 등의 반복적이고 단순한 말놀이를 즐기게 된다.
조용하던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펴는 순간 수다쟁이가 된다.
이 그림책을 성인들과 그림책테라피 시간에 함께 보았다.
주인공들이 와요? 와요? 하며 기다리는 표정에서 설렘을 느끼고, 기차가 왔을때, 왔다!!! 하며 온 몸으로 기쁨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며 참가자들은 다 커버린 내 아이 어렸을 때 생각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어렸을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온전히 이렇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또 기쁨을 온 몸으로 표출했던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기다리던 기차가 왔는데, 내가 기다린 기차가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신나하고, 또 산뜻하게 안녕~ 하고 보내는 모습을 보며 그 순수함을 닮고 싶다고 표현하는 이도 있었다.
글과 그림을 그린 기쿠치치키 작가는 2013년 BIB황금 사과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이다.
건축과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였으나, 자신에게 맞지 않은 길이라 여겨진 어느 날, 우연히 골동품 가게에서 만난 100년 전의 그림책을 보며 운명처럼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주로 수작업 그림책만 만들어오던 그가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 일본의 대형 출판사 그림책파트 편집장을 만나게 되며, 첫 그림책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해 그 작품으로 황금 사과상을 수상한다. 황금 사과상을 수상하던 날 그에게 또다른 운명적 만남이 있었는데, 바로 첫 아들이 태어난 것이다.
아들이 태어난 후, 아들과의 일상을 매일 일기로 남겨, 그 중 여러날의 일기가 <기차 와요?>가 되었다.
기차를 좋아하는 아들때문에 거의 역에서 살다시피 했던 기쿠치 치키는, 이 그림책이 나오게 된 일화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기차를 너무 좋아해서 역으로 기차를 타러 가는데, 매번 바로 타지 않고, 차를 그냥 보내며 안녕!! 하고 보내는 걸 좋아했어요.
기차 올까? 안올까? 두근두근 하며 기다리는 것 자체를 너무 좋아했어요. 아빠인 제가 봤을때 다음에 다른 기차가 오는 건 너무나 당연한건데,
이걸 아무리 여러번 반복해도 질리지도, 지치지도 않고 매번 기대하며 기다리는 아이가 참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설렘과 기다림으로 보낸 많은 날들을 꼭 기억해 두고 싶어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100년의 그림책을 보고 작가가 되었듯이, 100년 후의 어린이들에게도 읽힐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두번의 기차를 보내고 세번째에서야 타요~ 타요~ 하며 타는 장면은 어른이 봐도 참 신나는 장면이다.
굉장히 밀착해서 아이의 감정을 읽지 않으면 나올 수 없었던 작품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