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완성되는 작업이란 없다. 과정의 지리멸렬함에 싫증을 내지 말자.

혼자서 메모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메모할지 아무도 막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메모장 안에서 우리는 더 용감해져도 된다는 점이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더 꿈꿔도 좋다. 원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쓴 것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살지 몰라도 쓴 대로 살 수는 있다. 할 수 있는 한 자신 안에 있는 최선의 것을 따라 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있지 않은가. 자신 안에 괜찮은 것이 없다면 외부세계에서 모셔 오면 된다. - P67

많은 사람들이 이룬 성취, 그 전 단계에는 자신만의 메모가 존재할 것이다. 줄 치고, 삭제하고, 또쓰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하트 표시, 별 표시, 엑스 표시, 동그라미 표시, 온갖 색깔의 펜, 온갖 필체,
각주, 화살표…. 메모는 인내심의 표현이다. 우리는 메모를 재료로 책을 쓰고, 노래를 만들고, 작업을 완성하고, 특별한 날을 준비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더나은 생각을 찾고, 노동을 값지게 할 수 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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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미, 이해관계, 돈이 독재적인 힘을 갖는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아서, 우리 사이의 빈 공간을 아무렇게나 채우고 싶지 않아서, 아무렇게나 살고 싶지 않아서, 좋은 친구가 생기면 좋겠어서, 외롭기 싫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힘과 생각을 키우는 최초의 공간, 작은 세계, 메모장을 가지길 바라 마지 않는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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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한 지적을 연일 받고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문구..

실수는 누구나 한다. 하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상당수 위기 상황은 의외로 빠른 인정만으로도 해결된다. 사고 수습을 위해 진심으로 성의를 다해 대응함으로써 피해자 혹은 관련자들의 이해와 용서를 구하면 때로는 이전보다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리커버리 패러독스(recovery paradox)’라고 한다. 수습의 역설, 즉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전화위복의 상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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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모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리가없다. 메모는 절대적으로 나 자신과 상관이 있는 일이고 내가 뭔가를 중요하게 여기고 싶어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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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쪽이 내 마음을 울린다. 이제껏 해왔던 일련의 몸부림을 정당케 하는 문장들.

"메모같이 사소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이렇게 되묻고 싶다. 우리는 항상 사소한 것들의 도움 및 방해를 받고 있지 않냐고, 강아지가 꼬리만 흔들어도 웃을 수 있지 않냐고, 미세먼지만 심해도 우울하지 않냐고, 소음만 심해도 떠나고 싶지 않냐고. 그리고 또 말하고 싶다. 몇 문장을 옮겨 적고 큰 소리로 외우는 것은 전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사소한 일‘이란 말을 언젠가는 ‘자그마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 P41

다행히 사회에는 없고 인간에게는 있는 수많은능력들이 있다. 우리를 덜 우울하게 만드는 능력들이다. 상상력과 호기심, 다른 사람을 덜 수치스럽게 하는 배려,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는 고독한 열정,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자제하는 마음・・・ . 그래서 세상은 아침에 눈뜨고 일어날 만하다.  - P44

한때는 사회가 나를 제 맘대로 소유할 뻔했던적도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사회가 그 일을하고 만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내 생각의 자리를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만다. 결국은 대다수의 시선에의존적인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어쨌든 사회 속에서의 삶이 수동적일수록 능동적인 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이 사회와는 조금 다른 시간-고정관념, 효율성, 이해관계와 무관한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적 자유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 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 가만히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 P45

세상만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의 중심에는 어두움이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만 아는 것들-거의 이해하는 것이 없다는 것, 실수했다는 것, 후회스럽다는 것, 말만 앞선다는 것, 유치하다는 것, 속이 좁다는 것. 수시로 자기비하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것, 칭찬에 중독되었다는 것, 중요해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 무조건 이기고 싶어 한다는 것, 돈을 심하게 밝힌다는 것, 남과 비교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것, 비판을 감당 못한다는 것,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것,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한다는 것.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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