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되건 말건 일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이창희 교수님은 나보다 훨씬 많이 아시겠지만, 머릿말에서도 교수님의 주저함이 보여 나만 혼란스러운게 아닌가보다, 이렇게 용기를 얻고 나아가려고 한다. 일단 1회독을 목표로!

이번에도 피지배외국법인 세제는 담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으로 생긴 GILTI세 등이 기존의 법제를 뒤흔드는데 미국의 학자들도 미국법의 현황이 도대체 무엇인지 갈피잡지 못하는 형편이다. 기실 피지배외국법인 세제만이 아니라 국제조세법 전체가 회오리에 휘말려 있다. 좁게 보면 디지털 경제가 커가면서 미국과 유럽의 분열이 심화되어 어느 정도 안정되어가던 기존의 국제조세법제가 다시 흔들리는 꼴이지만, 더 크게 보면 트럼프 정부가 WTO 체제를 흔들고 유럽과의 동맹을 약화시키면서 세계화 추세를 다시 뒤집고 있다는 변화속에서 지난 100여 년 동안 세계화의 한 축으로서 자리잡아 온 국제조세법제가 통째 흔들리고 있다. 그냥 찻잔의 태풍으로 치부하기에는 미국의 내정이 그렇게녹록지 않다. 미국 정치의 양대 축 가운데 전통적 공화당이 사라지고 아직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새 세력이 등장한 것이니, 회오리가 그치고 모래가 가라앉으면, 어쩌면 이 책의 기존 내용은 사회과학이나 역사적 가지만 남고 입법론이나법해석론은 통째 바꾸어야 할는지도, 그러나 그때까지 마냥 내버려 두기에는 그사이에 생긴 변화가 너무 커서, 지나가는 바람인지 집을 통째 날려버릴 태풍인지 알기 어려운 바깥 바람은 그냥 눈을 질끔 감고 무시하고 집안에 어질러진 것만 이리저리 정리했다. 방 한 칸을 더 늘리는 공사는 아서고 말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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