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문구가 많다.
글쓰기의 시작을 크게 ‘충분히 생각하고 나서 쓰기’, ‘쓰면서 생각하기’로 나눈다면 내가 글 쓰는 방식은 후자에 가깝다. 글쓰기를 유도하는 것은 ‘사고’이지만 쓴다는 것은 일종의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도 쓰면서 하는 편이다. 손을 움직이면 머리도 같이 움직인다. - P20
종일 일이 안 풀리는 날에는 눈에 안 들어오는 책을 읽는 대신 예전 일기장을 펼쳐 본다. 그러다 보면 알게 된다. 3년 전에도 나는 이 모양 이 꼴로 살고 있었구나. 5년 전에는 더 심했네. 그 발견이 이상하게 위안을 준다. 나라는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지. 앞으로도 이렇게 살겠지. 그러니 뭐 어때? 갑자기 태평한 생각이 들면서 쓰윽 풀어진 얼굴로 방바닥에 드러눕게 된다. - P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