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 - 마흔 넘어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
박대영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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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는 건 아니지만 공원을 걷는다던가 누군가와의 약속이 있을때면 너무 멀지 않은 곳은 걸어서 간다. 운동삼아 걷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활기참, 시원함등을 안겨주는 걷는다라는 활동에 대한 매력때문도 있다. 


그외에도 머릿속이 복잡할때나 마음이 답답할때, 이런 저런 고민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일들이 생길때면 잠바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이어폰을 챙겨서 밖으로 나온다. 집에 있을때와는 달리 상쾌한 바람과 내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경들을 보고 있으면 나오길 잘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설레곤 한다. 

발걸음을 옮기며 머릿속을 떠돌고 있는 조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다보면 내가 바라던 결론을 내리지 못할때도 있지만 처음에 갖고 있던 답답함들이 머릿속에서 정리 된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래서 걷는게 좋고 걸으면서 함께하게 되는 주변의 나무와 꽃들, 하늘그림등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걷는다를 작은 의미라고 표현한다면 넓은 의미의 걷는다를 실천하여 전국에 있는 산과 길들을 찾아 다니며 그속에서 하나가 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생활을 다듬어가는 내용을 다룬 책 '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 를 만나게 되었다.

책표지에 담겨 있는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마흔 넘어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혼자만의 도보여행이라... 책속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작가분은 현재 SBS 방송기자로 일하고 계시며 '길, 매력에 빠지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다가 전국의 다양한 길에 눈을 뜨게 되셨고 이일을 계기로 걷기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한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기전에 책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들을 살펴보았는데 마치 사진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의 변화물쌍한 계절의 변화들을 상쾌하게, 담백하게, 부드럽게, 우화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책속에는 작가분이 걸으셨던 '파주 감악산 둘레길, 설악산 주전골, 온달평강 로맨스길, 지리산 둘레길, 남한산성 둘레길, 제주 올레길 제2코스등 24곳의 산과 길에 대한 이야기들을 곳곳마다의 유래와 정보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풀이와 함께 여행중에 겪게 되셨던 다양한 사건들, 우연찮게 만나게 된 길동무와의 시간들, 아드님과의 정겨운 시간들, 오랜 동무와의 편안한 시간들, 사색과 함께 걷게 되었던 혼자만의 시간들과 더불어 작가분의 어릴적 추억들 그리고 다양한 책의 문구들을 인용하여 여행가이드 책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방대하게 전개가 되었다. 

그래서 예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장소에 대한 정보를 배우게 되는 시간도 되었고 '온달평강 로맨스길'편에서처럼 삼국사기의 내용을 인용하여 내가 알고 있던 바보온달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와 그와 관련된 일화들이 소개가 되어 흥미있는 시간도 되었다. 
   

또한 식당 주인의 말로 인해 나타나지 않을수도 있는 멧돼지에 대한 대비를 하느라 나름의 긴장감과 방어를 강구하는 대목을 읽을때면 미소가 지어졌고 발을 헛디뎌 넘어지셨을때는 안쓰러운 마음이 컸으며 삶에 대한 생각과 걷는다라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시는 부분에서는 공감도 가고 내가 깨닫지 못했던 글귀들에 대해서는 한번더 읽어보며 하나의 배움이 된듯 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차분해졌다.


비록 작가분께서 걸으셨던 산과 길들은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였지만 책에 담겨있는 사진들,그곳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과 함께 작가분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니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나름의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잡은 장소가 되었고 살아간다는 의미에대해 반복되듯 고민하게 되고 떠올려
보게 되었던 물음들에 대해서 느낌표를 찍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전국의 산과 길을 걸으며 그곳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연의 또다른 이미지를 느끼며 걷는다라는 의미와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 천천히 떠올려보게 되는 책
'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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