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 한지민 그리고 쓰다 누군가의 첫 책 2
한지민 지음 / KONG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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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모 북페어에서 데려온  책.

한참 눈이 안 보일 때라..

표지의 그림을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흐릿하게 보이는 그림이 어딘지 맘에 들어

책장에 자리를 내주고는 한참 후에야..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아니, 마음 기울이기


책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는데,


/ 같이 있고 싶다. 못 들은 걸로 해요. 그냥 혼잣말.


남주의 대사는 이해되지 않는다. 한데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은 맘이 아파진다. 더군다나 우연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장면. 내 손에 들린 책은 한지민 작가의 <혼잣말>. 읽기 전 바라는 바는, 부디.. 남주의 대사만큼 책에 담긴 문장들이 아프지 않길.


책 표지를 채운 뒷모습은

어쩐지 짐작되는 바가 있지만

조금 울다 잠들려던 이 밤에 따스한 집중이 되길.

따스함 안에 위로가 있길, 위로 안에 회복이 입혀지길,

입혀진 회복은 다시 사랑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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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작가의 글은 간결함 그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지간한 사람은 가졌을 법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멈춘 글이라도 읽는 이는 이어갈 수 있는 거예요. 자신만의 이야기로 말이죠.


적힌 문장들은 진심 혼잣말입니다. 묻는 수고가 없고 들을 일도 없는 혼잣말이요. 그것은 그림에서도 보이는 ‘편린(한 조각의 비늘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인 셈인데, 자세한 서술이 없는 글과 그림일지라도 전체를 그려 보고 읽게 만드는 몽환적 분위기는 그녀만의 매력인 듯싶어요.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꽤 욕심나는 그림입니다. 그리는 사람은 역시, 그림으로 전하는 능력이 있는가 봐요. 가늠할 수 없는 표정이고, 전후 사정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보인 뒷모습은 책을 펼친 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빠져들게 하네요.


아마도 틀어진 몸의 각도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아니면 사물에 기댄 모습이 익숙해서 그럴지도요. 어쩌면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뒷모습은 숨긴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럴까요? 어떤 결론이든 내린다면 좋겠지만, 아니면 또 어때요. 보는 이와 읽는 이에게 충분한 포만감을 주는 책인 걸요.



"제가 그린 그림이 느린 영화나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읽히길 바랍니다."


책 앞에서 걸음을 멈춘 이가 있다면 분명 읽는 중일 겁니다. 저자의 바람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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