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인가, 제자인가 - 개정 증보판 팬인가, 제자인가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팬은 단순한 열광을 진정한 헌신으로 착각한다.
예수님의 관한 지식을 깊은 친밀함으로 오해한다.
행동하지 않고 말로만 때우려 한다.
당신은 팬이 아니고 제자라고 생각하는가? (p.33)

첫 질문부터 적잖이 당황스럽다.
이렇게 직접적인 질문에
단 0.1초도 망설임 없이 대답할 자신 있는 당신이라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되겠다.

하지만 조금 얼버무린 당신이라면,
다음 이어질 내용이 조금 두려운 당신이라면,
믿음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좋은 책
그러니 더는 늦지 않게 읽어야 할 책

카일 아이들먼, [팬인가 제자인가]

:

126
죄를 깨닫는 순간, 그 죄를 ‘내쉬어야’ 한다. 먼저 나 자신을 비우는 수밖에 없다. (중략) ‘들이쉬는’ 것은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하고 그분께 삶의 통제권을 넘겨 드리는 것이다.

153
요한복음 3장 16절은 믿음을 강조한다. 누가복음 9장 23절은 따름을 강조한다. 이 둘은 반드시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

: 들이쉬고 내쉬는 숨처럼 짝을 이뤄야 온전한 것들이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제자의 삶이 바로 그런 것이다. 믿음과 따름(행함)이 합해져 실행될 때야 비로소 진정한 제자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

110
딸애를 교회 안에서만 키웠지 그리스도 안에서 키우지 않은 탓입니다. 그는 여느 사람과 달리 말을 마친 뒤에 문제의 원인을 묻지 않았다. 대신 그는 스스로 원인을 간략하게 정리 했다.

136
범퍼에 예수 물고기를 붙인 차를 정속 주행에 맞춰 놓고 찬송가를 들으며 멸망의 길을 달리고 있는 사람이 그리 많다니.

: 겉으로는 이미 충만한 사람들. 하지만 우린 그리스도 예수가 빠진 교회에서 즐거워했거나, 크리스천이란 표식으로만 보여주기가 먼저였던 건 아니었나. 세상 사람들과 다른 무엇이 과연 우리에겐 있었던 걸까.

+

155
우리 대부분은 얼룩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 쿠션을 뒤집어 우리가 숨겨 놓은 얼룩을 들추어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의 얼룩을 아시기 때문에 우리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241
팬은 탐욕을 ‘야망’이라 부르며 정당화한다. 팬은 정직하지 못한 거래를 ‘사업 수완’이라 부른다. 팬은 직장에서 그리스도인의 티를 절대 내지 않으면서 ‘배려’ 라고 말한다.

: 믿음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결단이 필요한 우리. 이제 다시 삶을 고민해 보자. 숨긴 얼룩들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진 않은지. 야망이나 사업 수완, 배려라고 부르는 것들이 거짓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

따스하고 부드럽게 읽히는 글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잘못 읽어도 어그러질 것 같은
딱딱한 글이 있습니다.
읽기에 편한 글은 아무래도 전자겠지만
각성을 위한 글이라면 후자를 택하는 게 유리하겠지 싶네요.

독자가 성향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작가가 선택한 문체엔 이유가 있을 테니
가끔은 읽기 불편한 책도 읽어내야 하잖아요.
가끔은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것처럼요.

제자 훈련 독서 모임 중에 만난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
이런 강건체 글은 참 오랜만입니다.
강한 어필에 나가떨어지기도 오랜만이고요.
우리가 모인 목적에 참 잘 맞는 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밀려든 후회와 반성,
혹은 작은 각성에서 멈췄다면
독서 모임에서 만난 일련의 종교 서적과
다를 바가 없었을 테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의 것을 제게 남겼습니다.
덕분에 소란했던 일상을 고요하게 나아가기로 마음먹고
실행 중입니다.

감동을 넘어선 배움,
배움을 디딤돌 삼은 실행,
실행을 미루지 않을 결단,
결단에 따른 마지막은 이제 우리의 몫인 듯합니다.

그동안 때에 따라 입는 크리스천이란 옷이
나와 당신 일상에서 참 많이 유용하지 않았던가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나서는 길엔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걸음마다 불편할 일일 텐데
사람보다 중요한 분은
그런 나(당신)를 얼마나 안타깝게 보고 계셨을까요.

걷어 내고 벗어버릴 때,
이제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