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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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만 알고 그의 글을 읽겠다고 덤볐다가
그의 책 앞에서 왜소해지는 절 보았습니다.
이십여 쪽을 읽다가 책을 덮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 읽는 동안도 몇 번을 멈추고
다시 읽기를 반복했는지 셀 수가 없었죠.
이만큼만으로도 작은 독자는 감격스러웠습니다.
손꼽아 자랑할 만한 작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작가로서의 나의 삶은 아직도 분별없이 현재진행형이다.
날마다 고통스럽고 날마다 황홀하다.”

그의 글을 더 가까이 두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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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 _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 박범신 지음
📚 시월의책

『힐링』은 영화 ‘은교’의 원작자이자 지난 50여년 간 수많은 베스트셀러와 화제작을 쓴 박범신 작가가 충남 논산에 머물면서 3년간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였던 글을 모은 책을 개정하여 새롭게 개정한 것이다. 서양화가인 성호은 작가의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맛도 함께 즐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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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안에는 시 같은 짧은 문장들과 산문 같은 긴 문장들이 섞여 있어 글의 형식적 종류를 무엇이라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짧고 긴 것이 조화롭게 보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문학과 일상, 사회와 인생 등 다양했습니다. 아마도 형식이든 내용이든 저자의 문장력이 나머지 것들을 잘 버무렸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아는 것이 적은 자가 굳이 무언가 찾아내겠다고 어설피 시비를 걸려다 제대로 머리를 숙인 셈입니다.

박범신 에세이 <힐링>은 하나의 내용으로 정리하기가 어려운 책입니다. 소설이라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내기 위해 스토리가 일관되게 진행될 텐데 <힐링>은 트위터에 썼던 짧은 단상들을 적었던 글을 모아 그런지 같은 장으로 묶여 있지만 이것이 연결되는 건가 싶은 구간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 책은 에세이니까 어쩌면 생각들의 자유로운 배치가 당연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무엇보다 그의 문장은 힘이 있기 때문에 더 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힘이 있다는 말을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요. 강한 문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의 성향에 따라, 다시 말하자면 사랑이나, 인생, 사회나 일상 등의 주제로 각각 이야기를 전할 때 유했다가 강했다가, 실실 웃음 나게 하다 눈물 나게 했다 읽는 이에게 다가오는 전달력에 힘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더군다나 양적인 부담 없이 페이지마다 여백의 미가 가득한 책이기 때문에 문장과 문장 사이,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충분히 여운을 느끼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문학이라는 불치병에 걸렸다’고 말합니다. 작가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독자에게는 잘된 일입니다. 그가 문장과 고군분투한 결과는 페이지마다 쉽게 넘기지 못하는 감동스런 책읽기 시간을 갖게 해 줄 테니까요.

“흐르고 머무니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박범신에세이 <힐링> 그래서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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