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지만 그 누구보다도 영원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남자가 있다. 매년 1월 5일이면 자신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지워지는 저주같은 운명을 지닌 채 태어난 토미. 심지어 그날은 토미의 생일이다;; 처음엔 이 운명에 대해 가볍게 생각했다. 해피언버스데이? 그렇담 생일 하루 속이고 선물 먼저 받으면 되지~ 이러며 혼자 킥킥 거리기도 했다. 근데 이 운명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가족과의 유대, 친구들과의 우정,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과 추억 모두가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모두가 나를 잊어버리는 저주 속에서도 허점을 찾아내 거대한 우주를 상대로 벌이는 사기극! 이 사기가 성공해야만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할 수 있다. 토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함께 초조해하기도, 토미를 열렬히 응원하게 되기도 하는 마법같은 책이었다. 토미가 그토록 바라던 따스한 집 같은 이야기‧˚₊❤︎책을 다 읽고나니 드는 생각, 나를 기억해주는 이들에게 감사를•••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시간이 왜이리도 빠른건지••• 그러던 중 『포춘 텔링』이란 제목을 보고 이건 새해에 무조건이지!란 생각으로 이 책을 집었다. 신년에 예감, 운세, 징조라니. 너무 잘 어울리잖아! 이 중 저에게 특히 좋았던 두 작품을 소개해봅니닷😆 ♆ 김화선의 「웰컴 투 마이 월드」‘대체 언제쯤 되어야 하기 싫은 일을 자연스럽게 남에게 미룰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직장의 노예와 다름없이 살아온 나. 출장을 가게 된 나는 로저 약사와 이상한 마을을 만나곤 진짜 ‘나’를 위한 삶을 찾고자 한다. 여기서 이 작품은 나까지 덩달아 기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저도 그 마을에 초대해주실 수 있나요? ♆ 권혜영의 「언러키 오타쿠의 새로운 숙명」 국가 유공자였던 할아버지로 인해 일본 문화를 극혐!하는 집안에서 오타쿠이자 장녀로서의 삶이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숙명에 대해 고민하는 오타쿠 ‘심지선’. 끝내주는 이야기를 만나는 것만을 숙명으로 생각하는 그녀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왔다갔다하는 이 소설... 작가가 재밌게 썼다고 말하는 만큼 너무 재밌다! 특히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피식피식 웃지 않을 수가 없는•••특별한 날마다 그 날에 어울리는 책을 골라 읽는 게 낭만 아닐까? 새해와 어울리는 이 작품들과 함께 나의 올해, 2026년도 기대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
신체 일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침대에 몸을 편히 누인 채 동생을 부르지 않고도 손을 띡 떼어 불을 끄고, 멀리 있는 핸드폰을 가져올 수 있다면? 더 나아가 내가 보기 싫어하고 없애버리고 싶던 신체를 떼어낼 수 있다면? 돈 주고 수술로라도 제거하려던 신체를 아무 고통 없이 눈 앞에서 치워버릴 수 있다니 이건 그야말로 개이득 아닌가? 그렇다면 그 신체 일부분을 돈 주고 산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건 또 어떨까. 돈 주고 없애려던 신체를 오히려 돈 주고 사간다고? 그런데 과연 이게 정말 좋기만한 일인 것일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초록색 빛을 맞고 신체 일부분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된 사람들. 기이한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거대한 자본에 휩싸이고 휘둘리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그 사람들의 우정과 사랑, 가족애 속 피어나는 미스터리와 연대의 이야기. 지금의 기술로는 내 몸을 붙였다 뗐다 할 순 없어도 이미 동물들을 대상으로 인간에게 사용할 장기를 배양하는 연구들에 대해 전부터 익히 들어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떤 기술이든 자본의 힘에 기대지 않을 수 없고, 자본에 휘둘리는 기술이 낳을 개인의 비극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가는 사랑을 얘기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주체할 수 없는 심장 박동. 그 박동만으로도 성공하는 복수의 결말을 보고 있자면 쾌감에 몸서리가 쳐진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행복한 가정에서 ’밝은 세계‘만 알고 살던 싱클레어가 사춘기를 겪으며 ’어두운 세계‘를 알게 되고 그 양면성의 경계에서 방황하고 혼란을 느끼던 찰나 다가온 데미안. 데미안을 통해 그는 세계가 이분법적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는 존재란 것을 알게 된다. 동시에 싱클레어는 내면의 세계로 몰입하기 시작한다. 삼 년 전에 한창 우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을 잊기 위해 무작정 읽어 내려간 게 데미안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의 기억으로 막연히 데미안은 내게 ’위로‘였다. 여러 감정들에 휘둘릴 때 내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 그 감정을 온전히 바라보고 맞서라는 위로이자 조언. 원래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 때 이후로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헤세단 활동으로 삼 년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예전에 읽었던 내용들은 이미 기억에서 휘발되어 전체적인 분위기 말고는 남아 있는 게 없어서 거의 처음 읽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사실 책에서 싱클레어가 하는 경험들을 내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독일은 주입식 교육에 순종을 요구하는 학교, 인간보다 신을 더 중시하는 기독교적인 사회 분위기, 1차 대전에서의 패배로 인한 혼란 속이었기에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는 해석에 머리를 탁, 치며 생각했다 “아, 해석 먼저 읽을걸…” 하지만 내가 명백히 이해한 것은 이 책이 정체성과 내면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임과 동시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강렬한 흡입력을 지닌 소설이란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세상에게 느꼈던 여러 혼란들과 강렬한 기억들을 되살리는 마력을 지녔기도 한다. 언제 읽어도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헤세의 문장들을 읽으며 내 인생에서 이 책을 여러 번 만나리란 예감이 들었다. 이 리뷰는 <헤세단 2기> 활동을 통해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자취한 지 벌써 7-8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내가 서울에서 산다고 말하기가 어색하다. 서울을 좀 이해해보려 읽어본 이 책은 화려해보이는 도시의 모습 속 감추어진 어두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네 명의 작가가 바라본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담긴 앤솔러지. 내가 몰랐던, 또는 알고 있었으나 생각하지 못했던 서울의 모습을 읽으며 흥미로웠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서울은 알 수 없는 도시•••’⊹사라진 소년_정명섭실미도 부대 생존자들이 총살 당했던 곳을 찾아 개웅산에 올라갔던 네 명의 소년 중 한 명이 돌아오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동네에 남아있던 그 중 한 명에게 배달된 편지. “나 좀 데리러 와 줘.”⇀ 내용이 예상되긴 했지만 역시 사람이 무섭고 돈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각박해진 서울의 모습이 느껴지는 소설.⊹선량은 왜?_최하나죽일만해서 죽였다고 말하는 선량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소설. 고즈넉한 동네로 이사와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던 그녀는 왜 살인자가 되었을까.⇀ 동네 재개발 문제 속 개념 없고 이기적인 사람들 천지삐까리 ㅠㅠ 선량의 감정과 서사가 천천히 빌드업 되면서 ‘나같아도 죽였다’란 생각이 드는 순간 섬찟했다. ⊹천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는다_김아직연극 초연을 앞둔 새벽, 주인공 샹지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심장마비로 사건을 종결하려 하던 찰나, 뭔가 수상쩍다. 공원의 노숙자와 가출 청소년, 경찰의 합동수사(?) ⇀ 제일 추리소설 같아 재밌었던 파트! 뭔가 이 인물들이 같이 나온 다른 소설이 있는 것 같은데 모르고 봐도 전혀 문제는 없다. ⊹(신촌에서) 사라진 여인_콜린마샬서울에 산 지 어언 십년이 지난 미국인. 어느 날 호프집에서 만난 ‘지혜’라는 여자와 친밀해지려던 찰나 그녀가 잠수를 타버린다. 지혜를 찾기 위해 신촌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녀를 ‘안다’고 말하는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 지혜를 찾으러 다니는 동기가 좀 납득이 안되긴 했으나...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모습과 그 변천사를 보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서울을 알게 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