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아몬드>, <서른의 반격>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조명해온 손원평 작가의 신작 <젊음의 나라>는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현실의 문제들을 극단적으로 형상화한 디스토피아 소설입니다. 고령화, 저출생, 기술 발전, 혐오와 차별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미래라는 거울에 투영함으로써 오늘날의 사회적 고민을 예언적인 성찰로 승화시켰습니다.


AI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는 스물아홉 살 주인공 '유나라'는 가족과도 멀어진 채 힘겨운 삶을 이어가며 가상현실 속에서만 꿈을 꿉니다. 그녀의 일기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한 시대의 증언이 되며, 노인 수용시설 '유카시엘'에서 펼쳐지는 현실을 통해 자본과 효율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노년이 어떻게 제도화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특히 '선택사' 제도라는 죽음의 제도화 설정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를 강렬하게 제기합니다.


작가는 다문화 갈등, 세대 간 소외, 빈부 격차 등 복합적인 문제를 각 인물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나라와 엄마,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민아 이모의 재회 이야기는 파편화된 사회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유대가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암울한 미래상을 그리면서도 이해와 연대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담백한 문체와 섬세한 감정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미래의 한국을 마치 현재처럼 체험하게 합니다. 통계로만 접하던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생동감 있게 풀어낸 이 소설은 단순한 미래 예측을 넘어,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연장선상에서 우리의 선택이 어떻게 내일을 결정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문학이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젊음의 나라>는 그 거울 너머를 바라보게 만드는 강렬한 울림을 지닌 작품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꼭 존재해야 하는 이야기"(p289)를 통해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작은 실천을 고민하게 됩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손원평 작가의 작품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살아낼 수 있는 데까진 살아낼 거야."(p280) 



#젊음의나라 #손원평 #다즐링 #고령화 #저출생 #혐오 #차별 #가족 #디스토피아 #장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