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heritage)을 팔려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관광업이유산을 파는 사업(industry)이라는 것도 이상하다. 관광업이라는 사업이 파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을 소비할 기회이고,
관광객이 그 기회를 사는 목적은 여가 선용이다. 그 외에 관광객이 사는 것은 유적지 기념품이나 토끼풀 무늬가 들어간 소금·후추통 같은 공예품 정도이다. 지금은 이렇듯 여가 (leisure)가 사업(industry)의 목적이 되었지만, 한가함(leisure)이 근면함(industry)의 반대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어쨌든 지금 관광업은 정보화시대의 완벽한 사업, 곧 여가와 소비와 이동과 연출을파는 사업이다. 관광은 식민주의의 역전(부유한 나라의 재화 중 일부를 가난한 나라에게 돌려주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반복(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계속 침입하고 통제하는 수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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