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우주만화 이탈로 칼비노 전집 6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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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세트처럼 금박, 은박을 입힌 판형이 아주 적절하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깊이 즐기며 읽었는데 특히 <티 제로> 파트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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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가는 길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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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고통을 어떻게 통과할지 어림하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맹인이 화자로 여러 목소리를 묶는 형식도 적절하고 면사포를 연상시키는 표지의 색과 질감도 좋다.

니농은 지노의 품에 안겨 있다. 슬픈 곡조에 담긴 아픔은, 수세기 동안 이어 온 억누를 수 없었던 희망을 마음으로 전한다.
이탈리아의 어느 마을에 있는 시장에서, 아이 엄마가 유모차를밀고 정육점에 가는 길이다. 그녀의 다리는 아직 햇볕에 타지 않았다. 마렐라를 만난 아이 엄마가 아는 척을 하고, 마렐라는 유모차안을 들여다본다. 유모차의 덮개는 열려 있고, 아이의 눈에 햇빛이비치지 않도록 웨딩드레스에서 떼어낸 레이스를 달아 놓았다. 마렐라는 입으로 쭈쭈 소리를 내며 아이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지노랑 똑같이 생겼네, 그렇지 않아? 이것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이상황이, 그녀가 결혼식에서 거기에 맞춰 춤추는 음악 안에 담겨 있다.
시간이 진동이 될 때, 음악이 그렇게 만들 때, 영원은 진동들 사이의 침묵 안에 담긴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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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가상의 선들이 교차하는 지점들이 소설가의 책상 위에 원고지로 준비된 일련의 계획을 결정한다. 열두 권짜리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소설을 가능한 한 빨리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 작가를 알렉상드르 뒤마라고 부르자. 그의 작업은 이런 식이다. 두 명의조수(오귀스트 마케와 P. A. 피오렌티노)는 개별적인 지점에서 갈라져 나오는 여러 가지 다양한 대안을 발전시키고, 끝없는 하이퍼 소설을 가능케 하는 온갖 변형체로 구성된 줄거리를 뒤마에게 제공한다. 뒤마는 그것을 선택하고 배제하고 다시 만들고 연결하고 교차한다.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유를 선호하지만, 삽입하기 쉬운 일화는 배제하는해결책이 제시되면 뒤마는 각기 출발점이 다른 이야기의 조각들을그럴듯하게 연결하고 거기서 뻗어 나갈 미래의 여러 부분이 표면적인연속성을 지닐 수 있도록 설정하느라 머리를 쥐어짠다. 그것의 최종결과가 바로 인쇄소에 넘겨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될 것이다. 나와 파리아가 감옥의 벽에 그린 도형들은 뒤마가 자신이 취사선택한 변형체의 질서를 고정하기 위해 원고지에 쓴 글과 비슷하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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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도, 지금도 나를 매혹시키는 소설

고통스럽게도 난 패배한 거요.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하겠소?
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 역시 변화하면서 계속 내 길을 갔소. 가끔 생물들의 수많은 형태 중에서, 단 하나뿐이었던 나보다 훨씬 더
‘단 하나뿐인‘ 형태를 만났소. 알에서 나온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오리너구리, 아직 키가 작은 식물들 사이에 사는 호리호리한 기린같이미래를 예고하는 단 하나뿐인 형태가 있었소. 신생대가 시작된 뒤에도 살아남은 공룡처럼 돌아오지 않을 과거, 혹은 악어처럼 수세기 동안 변함없이 보존될 방식을 찾은 과거를 증언하는 단 하나뿐인 형태도 있었지요. 압니다, 그들은 모두 나보다 우세한 방법으로 그들을 숭고하게 하고 그들과 비교해 나를 보잘것없는 것으로 만드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나는 그들 중 누구와도 나를 바꾸지 않았을 거요.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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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김포공항 쏜살 문고
박완서 지음 / 민음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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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게까지 날카롭고 강하고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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