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가상의 선들이 교차하는 지점들이 소설가의 책상 위에 원고지로 준비된 일련의 계획을 결정한다. 열두 권짜리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소설을 가능한 한 빨리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 작가를 알렉상드르 뒤마라고 부르자. 그의 작업은 이런 식이다. 두 명의조수(오귀스트 마케와 P. A. 피오렌티노)는 개별적인 지점에서 갈라져 나오는 여러 가지 다양한 대안을 발전시키고, 끝없는 하이퍼 소설을 가능케 하는 온갖 변형체로 구성된 줄거리를 뒤마에게 제공한다. 뒤마는 그것을 선택하고 배제하고 다시 만들고 연결하고 교차한다.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유를 선호하지만, 삽입하기 쉬운 일화는 배제하는해결책이 제시되면 뒤마는 각기 출발점이 다른 이야기의 조각들을그럴듯하게 연결하고 거기서 뻗어 나갈 미래의 여러 부분이 표면적인연속성을 지닐 수 있도록 설정하느라 머리를 쥐어짠다. 그것의 최종결과가 바로 인쇄소에 넘겨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될 것이다. 나와 파리아가 감옥의 벽에 그린 도형들은 뒤마가 자신이 취사선택한 변형체의 질서를 고정하기 위해 원고지에 쓴 글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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