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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기술 - 유혹의 시대를 이기는 5가지 삶의 원칙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 책 제목 : 절제의 기술 - 유혹의 시대를 이기는 5가지 삶의 원칙
* 저자 : 스벤 브링크만
* 출판사 :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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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지러운 요즘.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해 줄 좋은 책을 만났다. <철학이 필요한 순간>으로도 잘 알려진 덴마크의 스벵 브링크만의 새로운 책이다. 정치, 사회, 윤리, 미학적으로 우리가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해 준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너무 가벼운 책이 아닐까 걱정했던 내가 부끄러워질 만큼 책의 내용은 좋았다. 한번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조만간 또 읽을 계획을 세울 만큼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줄 책이다.
작년에 최혜진 작가님의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는 북유럽 그림에 담긴 북유럽 사람들의 가치관, 삶의 태도가 담뿍 담겨 있었다. 그 가치관과 삶의 태도가 더 깊이 있게 철학적으로 전해진 느낌이다. 물론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조건이 다른 북유럽과 우리의 삶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객관적으로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는 삶의 기준은 있을 터. 그 가치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집중하여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저자는 단순하게 금욕적인 절제를 말하지 않는다. 많은 욕구와 욕망을 만들어내고,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개인은, 또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조금 덜 갖더라도 인간이 만들어 낸 환경문제, 빈부격차 문제,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 서로 연대하며 내려놓고, 선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우 공감 가는 내용이다. 최근 인간이 맞닥뜨린 문제들은 물론 자연재해도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문제들도 매우 많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소비지향적인 삶에서 벗어나 적당히 취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하고 싶은 것, 마음이 추구하는 것을 모두 경험해볼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그러한 욕구가 모두 사회적 윤리의 틀 안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의 욕구가 사회적 틀 안에서 선을 추구할 때 가치가 있음을 깨닫고, 이를 위해 부단히 공부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여기에서의 공부는 삶에 대한 공부를 말한다.)
새로운 스마트 기기가 일상을 함께 하고, 단 하루도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는 날이 없고, 쏟아지는 광고에서는 소비하는 내가 멋진 시민인 듯 포장해 주는 세상에서 나는 나의 내면을 어떻게 가꾸어 가야 할까. 그리고 사회적 틀 안에서의 ‘선’과 어떻게 결을 맞추어 가야 할까.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인 만큼 나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이 되고, 나의 노력이 우리의 노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 내게 온 문장
- 지나치게 다양한 선택지와 유혹이 가득한 세상에서 개인은 쉽게 파편화된다. 일도, 취향도, 우리의 삶과 정신도. 한 사람의 단단한 삶은 그저 많은 일을 얼마나 더 효율적을 해내는지 판단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몇 가지를 선택하고, 거기에 지속해서 마음을 기울이는 능력이 더욱더 필요하다.
- 끊임없이 욕망에 대한 갈등을 유발하며 자원을 고갈하는 사회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충만하고 풍요로운 삶, 지속해서 번영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절제와 자기 통제가 꼭 필요하다.
- 중요하지 않은 수많은 일에 마음을 쏟느라 정작 우리가 마음을 써야 할 중요한 가치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평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킬 용기를,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아는 지혜를 주옵소서” - 라인홀드 니부어
-“선이 아닌 하나를 바라는 사람은 진실로 그 하나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만을 바란다는 망상 속에서 자신을 기만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면 깊숙한 곳에서 그의 마음은 둘로 나뉜 상태이며, 나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키르케고르
- 마음을 쓰는 일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 일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되고, 우리라는 사람의 일부가 될 때 가능하다.
- 우리가 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꺼이 놓아버리는 것들 역시 우리라는 사람을 만든다.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은 틀을 얻는다.
- 우리의 마음 너머엔 더 큰 세상이 있으며, 그 세상에서는 사적인 소망과 취향과는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이 있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 거대하고 어마어마한 아름다움은 우리를 버리지 않고, 늘 그곳에, 늘 똑같은 모든 것에 있다. 태양과 별에, 모닥불과 어둠에, 나무 아래 푸른 꽃들의 융단에.
- 기후변화나 세계적 불평등 문제에 올바르게 대처하려면,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기꺼이 만족하는 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갖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견뎌내는 법,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