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어루만지면 창비청소년문학 123
박영란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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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넋을 잃고 지내던 때가 있었다.

눈을 감으면 엄마가 내 앞에 있었고, 눈을 뜨면 엄마가 사라졌다.

옆에서 나를 부르는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가,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난 지금도 엄마의 호흡이 느껴진다. 없어도 있다.



인생의 큰 불행을 겪고 다른 공간으로 떠나버린 아버지,

함께 살고 있지만 제 시간을 잃어버린 어머니

그리고,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호한 할머니와 종려, 자작, 그리고 장희


큰 혼란과 불안 속에서 시공간을 잃어버린 '나'와 '동생'은

훔쳐보며 귀담아들으며, 시간의 지평선을 넘나든다.


냄새와 입자, 발자국과 경계를 넘어 아스라히 숨겨진 비밀같은 그곳

천천히 어루만지면 없어진 모든 것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다만 만나고 함께 할 것을 선택했다.



"인생을 두고 너무 아름다운 꿈은 꾸지 말아야 한다고..."

"아름다운 인생이 분명히 있을 테지만,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름다운 인생은 아니라고..."


다만


"맘먹은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달렸지. 암, 거기에 달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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