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술보 탈출 소동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62
신양진 지음, 김이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10월
평점 :
아이들과 함께 읽다가 나도 아이들도 깜짝 놀랐다. 심술보라니! 심술이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튀어나온다는 발상이 어찌나 기발한지, 아이들도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매가 뜨면서 떨어진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은 무강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 코, 입에 팔다리까지 달린 말랑말랑한 하얀 물체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이 녀석의 정체가 바로 무강이의 뱃속에 숨어 있던 심술보란다!
심술보는 그동안 착한 마음보들의 잔소리를 들으며 뱃속에 갇혀 지내느라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며 투덜댄다. 마음껏 심술도 부리지 못하고 살았다나. 그러다 머리에 혹이 난 일을 계기로 몸 밖으로 튀어나온 심술보는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겠다며 마을로 떠나 버린다.
심술보가 사라진 무강이는 오히려 신이 났다. 이제 배 아플 일도 없고, 심술보 때문에 골치 아플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마을로 떠난 심술보가 무슨 일을 벌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우리 마음속 이야기도 나눠 보았다. 나도 모르게 심술이 나거나, 친구가 잘되는 게 부럽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아 괜히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아이들도 그런 마음이 찾아올 때가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았다. 무조건 착한 마음만 가져야 하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심술이나 질투 같은 마음도 생길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건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 척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 보는 게 아닐까.
아이들이 심술보라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존재를 통해 자기 마음을 한 번쯤 들여다보게 된 것 같아 함께 읽는 시간이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심술을 부리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보다, 무강이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껴지니 더 좋았다.
그런데 몸 밖으로 나온 심술보는 이제 어떻게 될까? 착한 마음보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난 심술보가 마을에서 신나게 심술을 부리기 시작한다면? 심술보를 떼어 내고 홀가분해진 무강이는 정말 아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까?
무강이의 심술보가 마을에 도착한 순간,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과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자꾸만 코가 벌렁벌렁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