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마음이 쓸쓸할 때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짧은 영상이나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탓에, 저 역시 한 권의 책을 진득하게 마주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김하연 작가의 신작 소설인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가제본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정식 출간 전이라 앞으로 조금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전해준 묵직한 감동만큼은 꼭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조심스레 글을 적어봅니다.이야기는 대전의 한 한적한 탐정 사무소와,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보는 비밀을 가진 고등학생 동찬이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최영심 소장은 가스 폭발 사고로 전소되어 철거를 앞둔 건물 미영 프라자에교복 입은 여학생 귀신이 나타나니 퇴마 의식을 해달라는 기묘한 의뢰를 받습니다. 처음엔 헛소문이려니 하며 찾았던 그 잿더미 현장에서, 소장은 실제로 정체불명의 슬픈 형체를 목격하고 깊은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근처 설렁탕집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그 귀신이 화재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계상여고 학생일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찾아내며 이야기는 붉은 교복의 잔상과 함께 깊어집니다.처음에는 흥미진진한 탐정 소설이나 미스터리 인 줄 알고 가볍게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이 책이 담고 있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소중한 이를 잃은 남겨진 자들의 슬픔과 저마다의 결핍을 안고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가운 화재 현장의 검댕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휴머니즘이 책을 읽는 내내 제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져 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이 소설은 특유의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 덕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활자가 주는 깊은 위로와 여운을 온전히 만끽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눈앞에 선하게 남는 교복 입은 소녀의 모습과 “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남아, 우리가 미처 전하지 못했던 진심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하게 만듭니다.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이 따뜻한 사연 속에 마음을 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이 소중한 이야기가 많은 분들의 손에 닿아 직접 구매해서 읽는 기쁨으로 이어지기를, 그리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온기를 더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