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품격 - 작은 섬나라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박지향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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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품격

작가
박지향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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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우리는 대영제국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마 대부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촉발시킨 원흉","벵골 대기근으로 인도인들을 수십만명이나 굶겨죽인 잔혹한 악마"등의 이미지를 떠오른다.

물론 이러한 이미지가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영제국이 세계에 남긴 영향 중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의회민주주의의 확산 같이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남긴 것도 부정할 순 없다. 이런 양면성을 가진 제국인 대영제국과 그 영향에 대해 다룬 이 책이 부흥 카페에서 서평 이벤트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 책을 읽어보았다.

책의 내용-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영국 해군의 발전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영국은 섬나라라서 해군이 일찍부터 발달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영국 해군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에서 해군이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튜더 왕조의 헨리 7세부터였고 그마저도 헨리 8세가 기껏 발전시켜 놓았던 해군을 그 아들과 딸인 에드워드 7세와 메리 1세는 해군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고 한다. 그 결과,엘리자베스 1세의 즉위 초반만 해도 영국의 해군력은 라이벌인 프랑스,한자동맹 도시들,네덜란드 등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잉글랜드의 해적들이 사실은 적극적으로 나선 선원들이었다는 사실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흥미로웠고 심지어 영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에서도 선원들의 해적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우리는 넬슨 제독에 대해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처럼 나라를 지켜낸 구국의 영웅으로만 알고 있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그 정도뿐만 아니라 영국 해군을 강대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2장은 대영제국의 의회민주주의의 발달 과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영국의 민주주의의 발달 요인 중 하나가 "미약한 왕권"이었다고 하는데 그로 인해 16세기부터 영국의 국민국가 체제가 수립된다. 또한,영국의 시민 사회를 주도한 세력은 지주층이었는데 흔히 우리는 지주층을 탐욕스럽고 나태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상식을 뒤엎는다. 오히려 영국의 지주층은 굉장히 성실했고 이익을 많이 얻기 위해 사회의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3장은 세계사를 바꾼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산업혁명과 그에 의해 등장한 자유무역 체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국은 이미 19세기 초부터 산업이 굉장히 발달했고 그 정도도 다른 나라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19세기 후반에는 전 세계 공업 생산량의 60퍼센트를 영국이 담당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영국의 산업혁명 발달 요인을 교과서나 세계사 개론서에서 배운 단순한 공업의 발달뿐만이 아니라 영국의 상업이 해외 무역과 깊은 연관이 있는 점,장자 상속제의 확립과 재산권 보장을 비롯한 사회적 체제,과학적이고 지적인 국민적 태도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영국은 자신들이 이룩한 자유무역 경제 체제를 아편전쟁을 비롯한 전쟁 같은 부정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세계에 전파할려고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4장은 대영제국을 지탱한 대영제국 시기의 해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국 해군은 영국의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항로를 개척하는 역할이 강했는데 이 과정 속에서 해적을 소탕하고 이로 인해 대양 여행이 안전해지고 노예 무역 폐지에도 기여했으며 지식의 축적에도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많았으며 대영제국의 해군은 세계 질서를 지탱하는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5장은 영국의 기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뿐만 아니라 그동안 교과서와 세계사 개론서에서도 다룬 기차와 증기선에 감춰져 있었던 전보와 해저 전신이 교통과 통신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뒷부분에 나온 영국이 인도에 철도를 부설한 내용에 대한 설명이 약간 떨더름한데 대영제국이 인도인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철도를 설치했다고 나와있는데 물론 그런 의도가 아예 없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이 인도에 철도를 부설한 주된 이유는 인도의 자원을 수탈하기 위한 측면이 더 강하지 않았을까?

6장은 간디와 네루를 중심으로 영국의 인도 통치와 그에 대한 인도인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간디를 "서구 문물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한 지나친 이상주의자"라고 비판하지만 네루에 대해서는 "영국이 인도의 근대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을 인정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7장은 2장에서 다룬 의회민주주의가 어떻게 세계로 펼쳐나갔고 그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과연 제3세계 국가들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것은 무조건 영국을 비롯한 식민제국들의 제국주의 정책 때문인가?"라는 비판적인 의문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많은 제3세계 국가들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이유가 "이게 다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이유가 단순히 제국주의뿐만이 아닌 낙후된 경제,강한 국가와 약한 시민 사회 등의 다른 요인들도 큰 원인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는 최근 부흥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어떠한 사건이나 결과가 일어날 때는 한 가지 요인만이 아닌 여러 개의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해서 일어난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아마 제3세계 국가들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이 책에서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을 비롯한 북아메리카 지역과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중남미가 경제적,사회적,정치적인 차이가 나는 이유가 영국식 모델과 스페인식 모델의 차이로 보고 있는데 영국식 모델은 다수에게 권력과 부가 분배된 반면 스페인식 모델은 그 반대이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8장에서는 영국의 이민의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원래 18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진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영국 정부가 이민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지 않았고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에서의 이민이 많았으며 그 이민의 수도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20세기 초반부터 이민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19세기 초중반엔 자영농과 숙련공들의 이민이 많았던 반면 1880년대 이후부터는 미숙련 노동자들의 이민 비율이 높아졌다. 또한,이민자들의 일자리 계층도 분리되었으며 기술.과학 직종의 고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영제국의 식민지 주민들도 많이 이민을 갔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인의 비중이 높았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1960년대,유색 인종들의 이민이 늘어나자 영국은 인종 문제와 정치적 문제를 모두 겪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진 이러한 문제가 결국 지금의 브렉시트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총평-많은 분들은 이 책을 대체론 읽을 만 하지만 편견에 쌓인 부분이 많다고 한다. 물론 나도 어느 정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ex-영국의 인도 식민통치에 대한 지나친 예찬,대영제국 시기의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에 대한 외면 등) 그러나 내 전반적인 생각은 다르다. 이러한 일부 면을 제외하면 이 책은 내가 모르던 사실에 대해 많이 알려주었으며 게다가 오히려 내가 알고 있던 편견을 깨 주는 등 굉장히 가치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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