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의 고백
이덕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란 사뭇 진지하거나 머릿 속이 복잡해 지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역사에 대해 말을 하는 것도, 그것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하는 것도 보통의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역사에 관련된 책을 멀리하게 되기도 한다.

여러 추천도서들의 목록을 자주 보는 편인데 이 중 사도세자의 고백이란 제목의 책을 보았다. 제목부터가 매우 흥미로웠다. 사도세자라는 인물을 접해본 것은 드라마에서 본 모습, 또는 국사시간에 배운 단 몇 줄의 정보가 다였다. 머릿 속에 각인된 사도세자의 모습은 뒤주를 붙잡고 영조에게 울면서 애원하는 나약한 자의 모습이었다. 그런 사도세자의 모습과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통해 오랜 시간의 역사를 내 머릿 속에서 나름대로 정리하였고 단정지었다.

하지만 그런 사도세자의 고백이라니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다. 역사 속에서 짧게 있다가 사라진 그가 어떤 말이 하고 싶을까. 사실, 왜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게 되었는지 그것에 의문을 품은 기억은 없었다. 단지 그랬구나~ 식의 정보로만 받아들였을 뿐이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 무엇하나 단순한 사건은 없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 펼쳐지면 그 이면의 다른 모습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소설은 그 점을 입증시켜 준다.

객관적인 사실과 자료를 통해 글쓴이는 소설을 풀어나간다. 소설적인 픽션이 어느정도 작용을 했지만 사실을 전달한다는데 그 목적이 더한 것 같다. 소설 부분부분 글쓴이의 개입을 통해 의문이 풀리는 점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객관적인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말이다. 이러한 어느정도의 사실이 있기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마치 사도세자가 존재했던 그 시대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데 초점을 맞추었지만 소설적인 흥미 또한 떨어지지 않는다. 역사라는 것이 알면 알 수록 살아있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손에 쥔 순간 따분한 역사 이야기에 대한 고정관념은 점점 사그라 들었다. 나는 어느샌가 사도세자라는 인물에게 빠져들었고 책을 읽는 내내 주먹을 내리치며 안타까워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사람을 이끄는 흡인력이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오해하고 있던 사실이나 알 지 못했던 역사의 뒷배경등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그 재미가 더하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는 마치 한 편의 장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기분이었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본 소설로써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내 주위의 친구들도 이미 나의 권유로 이 책을 읽었으며 매우 흥미로워했다. 때마침 드라마 이산 정조가 방영되어서 드라마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드라마 속의 인물과 책 속의 인물들을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 하다.

날씨도 좋은 요즘 같은 날 이러한 좋은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은 머리 뿐만 아니라 가슴도 살찌울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어도, 또는 매번 똑같은 패턴의 소설에 지친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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